
호주의 한 남성이 서핑을 하던 중 '상자해파리'(Box jelly fish)에 쏘인 경험을 공유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21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 오스트레일리아에 따르면 호주 남성 가이 로울스(30)는 지난 16일 피지섬 서핑 포인트인 클라우드브레이크에서 아버지와 함께 서핑을 즐기다 해파리의 공격을 받았다.
로울스는 이전에 작은부레관해파리(Portuguese man o' war · 학명 Physalia utriculus)에 쏘인 경험이 있지만, 이번 통증은 전혀 달랐다. 쏘인 뒤부터 타는 듯한 화끈한 통증이 밀려온 것이다.
그는 “패들링을 하고 있는데, 팔에 무언가 느껴졌다”며 “그 순간 팔에 불이 붙은 것 같았다. 마치 누군가 내 팔에 뜨거운 기름을 붓고 멈추지 않는 것 같았다. 끔찍했다”고 회상했다.
주변에 있던 가이드는 로울스에게 “상자해파리다. 배로 돌아가라”고 다급하게 지시했다. 그는 곧장 보드에 누워 배로 향했는데, 이후 가슴이 조여오는 듯한 통증과 어지러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배를 통해 육지로 이동하는 동안에는 땀이 쏟아졌으며, 호흡도 가빠지기 시작했다.
이동하는 동안 로울스는 환부의 사진을 찍어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에 물어보기도 했다. 챗GPT는 '상자해파리 쏘임이 맞다. 민간요법(소변 등)은 절대 쓰지말고, 즉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답했다고 한다.
로울스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의사들이 환부에 식초를 발랐다. 항독제를 투여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며 “의사에게 '상자해파리에게 쏘인 것 같다'고 말하자 옆에 있던 간호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고 말했다.
다행히 그는 상자해파리에 가볍게 쏘였기 때문에 목숨을 구했다. 약 4시간 동안 심장 모니터링을 받고 증상이 완화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공격한 해파리는 상자해파리의 일종인 이루칸지 해파리(Irukandji jellyfish·학명 Carukia barnesi)로 추측된다. 상자해파리 중 크기가 작은 종으로, 몸체는 1~2cm로 아주 작은 반면 촉수가 1m가 넘어서 육안으로 확인하기도 전에 쏘이는 경우가 많다.
호주 지오그래픽은 “상자해파리에 심하게 접촉한 후 항독소를 투여하지 않으면, 몇 분 안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호주에서 상자해파리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낸 독이 있는 동물은 없다”고 설명했다.
로울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파리에 쏘인 상처를 공개하며 “피지에서 서핑하다가 상자해파리(이루칸지)에 쏘였다. 정말 아찔한 경험이었다. 저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호주 서부 해안에서는 상자해파리 목격 신고가 잇따라 이어지고 있다. 이에 피지 보건부는 로울스 사건 발생 약 일주일 전인 9일, 상자해파리에 대한 공식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