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부와 대구시·경북도가 지난 23일부터 '이동형 양팔 협동로봇'을 실제 대구지역 기업의 제조현장에 투입해 본격적인 실증에 나섰다.
이번 실증은 지역 균형 발전과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권)' 중심의 국가 균형발전 기조에 따라 추진 중인 산업부 주관 '메가시티협력첨단산업육성지원(R&D)사업'의 일환이다.
대구시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전담하는 이번 사업에 지난해 4월 선정돼 현재 대구지역산업진흥원이 관리기관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번 실증은 '메가시티협력 첨단산업 육성지원(R&D) 사업'의 핵심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이동형 양팔 협동로봇이 연구실을 벗어나 국내 최초로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돼 실전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실증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인 에스엘(SL)의 기판 외형 가공(PCB) 라우터 공정에서 진행되고 있다. 작업물 이송부터 장비 안착, 부산물 분리배출, 완제품 보관까지 전과정을 수행한다. 기존의 단일 팔 로봇이나 고정형 로봇과 달리, 이번에 투입된 로봇은 자율주행로봇(AMR) 기반 이송 기능과 양팔 협동로봇의 동시 작업 기능을 결합한 형태다. 복잡한 공정에서도 마치 사람처럼 유연하게 대처하며 생산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실증은 2020년 시작해 지난 2024년 종료된 '대구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를 통해 에스엘이 수행했던 국내 최초의 이동식 협동로봇 실증 성공이 밑거름이 됐다. 당시 실증 결과는 '이동식 협동로봇의 국가 표준(KS) 제정'이라는 정책적 결실로 이어졌다. 이를 통해 확보된 제도적 기반은 단일 팔을 넘어 한 단계 진화한 '양팔 로봇' 실증으로 확장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규제 혁신을 통해 마련된 안전 표준이 이번 양팔 로봇의 현장 투입을 가능케 한 핵심 동력이 된 셈이다.

이번 과제를 통해 개발된 양팔 로봇 역시 최근 주목받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핵심인 '양팔 협업'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실제 제조 현장에서 사람과 안전하게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양팔 안전인증'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구용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현장의 안전 기준을 충족하며 인간과 협업할 수 있는 실질적 모델이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번 사업은 대구기계부품연구원(DMI)이 총괄 주관하며, 로봇 전문기업 뉴로메카는 양팔 협동로봇, 에스엘은 AMR을 각각 개발했다. 시스템 통합을 통해 제조현장에서 자동화 공정 실증을 추진, 지역 내 로봇산업 밸류체인 구축, 기술 국산화·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IAT 지역산업육성실 관계자는 “이번 대경권 AI 기반 이동형 양팔 로봇 실증은 AI·로봇 관련 우수 기술 및 인프라를 보유한 대구와 경북이 지역 기업의 혁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초광역으로 협력한 의미있는 성과”라며 “5극3특 국가균형성장을 위한 대구경북의 초광역 협력이 앞으로도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초광역 밸류체인 강화와 지역경제 혁신성장 견인이 목적인 '메가시티협력 첨단산업 육성지원(R&D)사업'은 DMI가 총괄주관기관을 맡아 대구·경북지역산업진흥원, 경북테크노파크, 에스엘, 뉴로메카 등 10개 기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협력해 AI·로봇분야 대경권 혁신인프라를 연계하고, 첨단로봇산업 확대 및 AI자율제조시스템 구축을 위한 R&D가 핵심사업이다. 올해 말까지 총 사업비 89억원이 투입된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