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 ENM이 실사와 인공지능(AI) 작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작 방식을 전 장면에 적용한 장편 영화 '아파트(The House)'를 공개했다. 제작비 5억원으로 60분짜리 오컬트·스릴러 영화를 완성한 이번 작품은 5월 1일부터 OTT 플랫폼 티빙을 통해 공개된다.
CJ ENM은 30일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CJ ENM 컬처 TALK' 행사를 열고 AI 장편 영화 '아파트'를 최초 공개했다.
한국형 오컬트 영화인 '아파트'는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볼 수 있는 주인공 '유미'가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서 기묘한 사건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작품의 핵심은 실제 배우의 연기를 실내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뒤 모든 배경과 시각효과를 AI로 구현한 하이브리드 제작 방식이다. 기존 AI 콘텐츠들이 일부 장면만 AI로 처리했던 것과 달리, 영화의 모든 장면에 AI를 적용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구글의 AI 솔루션 이마젠(이미지 생성)·나노바나나(이미지 보정)·비오(영상 생성)를 제작 파이프라인에 결합해 완성도를 높였다. 전체 배우 촬영은 4일 만에 마쳤다.
제작비는 동일한 콘텐츠를 일반 방식으로 제작했을 경우와 비교해 5~7배 이상의 효율이 나왔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정창익 CJ ENM AI 스튜디오팀장은 “배우의 실제 연기를 그린스크린 환경에서 촬영하고 배경과 시각효과 전체를 AI로 구현하는 방식을 적용해 제작 패러다임을 확장했다”며 “모든 장면을 로케이션 이동 없이 실내에서 촬영하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배우 경험도 달랐다. 경비원 역할을 맡은 김신용 배우는 “일반 크로마 촬영과 달리 현장에서 AI 배경과 효과를 직접 보며 연기할 수 있어 몰입도가 훨씬 높았다”며 “AI는 영화나 드라마를 만드는 새로운 도구가 될 것이며 배우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배우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백현정 CJ ENM 콘텐츠 이노베이션담당은 “배우분들의 연기는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며 “배우의 고유한 연기 표현력을 보전하면서 배경과 효과를 AI로 구현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선택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AI 기술이 평준화되더라도 스토리와 IP 경쟁력이 핵심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라며 “CJ ENM은 IP를 만드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지속적인 차별점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작 과정에서의 기술적 한계도 솔직하게 공유됐다. 현재 AI 솔루션의 해상도가 2K 이하여서 4K 촬영본과의 레졸루션 차이가 발생하고, 배경 일관성 확보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국내 아파트 인테리어처럼 한국적 공간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내부 R&D 파이프라인으로 보완했다. 정 팀장은 “AI 영화는 몇 년도에 만들었다는 걸 강조하고 싶을 정도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작년 여름 기준의 기술로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는 CJ ENM이 지난 2월 출범한 'AI 콘텐츠 얼라이언스' 소속 제작 스튜디오 더한필름과 쏠트메이커스도 참여했다.
CJ ENM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구글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기존 드라마·영화 제작 전반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파이프라인 고도화를 지속할 계획이다. AI 기반 버추얼 PPL, AI 중간 광고 등 광고 사업 영역으로의 확장도 추진 중이다.
백 담당은 “AI 변화되는 콘텐츠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 먼저 써보고 많이 시도해보면서 제작 과정에 최적으로 녹여낼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며 “AI 콘텐츠 생태계 확장을 위해 기술·유통·글로벌·인재 육성까지 전방위적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