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도심서 열린 집회에 청년 수천 명 참가

스페인 전역에서 치솟는 주거비용에 반발한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에 나섰다. 관광객 증가와 단기 숙박 임대 확산으로 주택난이 심화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하는 양상이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 도심에서 열린 집회에는 수천 명이 참가해 “관광객 말고 이웃이 필요하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정부의 주택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주요 도시 주민들은 집주인들이 관광객 대상 단기 숙박 임대로 전환하면서 일반 주거용 주택이 급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거비 폭등과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시민들이 도시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스페인은 지난해 관광객 수가 9700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민자 증가와 중남미 부유층의 투기성 부동산 매입까지 겹치면서 주택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유럽통계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스페인의 주거비용은 1년 전보다 약 13% 상승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달 70억 유로(약 12조3000억원)를 투입해 공공주택을 추가 공급하고 청년층의 임차·주택 구매를 지원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임대차 계약 자동 연장과 임대료 인상률 상한을 2%로 제한하는 법안이 의회에서 부결되면서 시민들의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고통이 심각한 상황이다. 높은 임대료 부담 탓에 부모 집에 머무르는 청년들이 급증하고 있다.
스페인청년협의회는 지난 2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독립해 거주하는 16∼29세 청년 비율이 14.8%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청년들의 평균 독립 연령도 30세를 넘어섰다.
협의회는 청년 노동자의 세후 평균 월급이 1190유로(약 209만원)인 반면 평균 월세는 1176유로(약 206만6000원)에 달한다며 “청년들에게 독립은 곧 더 큰 빈곤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