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 미쓰비시 뉴 아웃랜더 3.0 V6

[신차드라이브] 미쓰비시 뉴 아웃랜더 3.0 V6

 흔들림없는 SUV, 미쓰비시 뉴 아웃랜더 3.0 V6

미쓰비시 뉴 아웃랜더는 2008년 10월에 국내 출시된 아웃랜더의 부분변경 모델로, 랜서 에볼루션과 흡사한 새 얼굴이 특징적이다. 랜서 에볼루션이라고 하면, 일반 세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고성능 차로서 강력한 이미지와 명성을 쌓아온 모델. 미쓰비시는 바로 그 랜서 에볼루션의 공격적인 전투기형 얼굴을 여러 모델에 접목시켜갈 계획인 모양이다.

앞턱을 부드럽게 말아 올려 가볍고 날렵한 인상을 주었던 기존의 아웃랜더와 달리 뉴 아웃랜더는 묵직하게 가라앉아 땅이라도 훑을 기세다. 이를 위해 앞범퍼와 헤드램프뿐 아니라 휀더와 보닛 등 여러 부분을 바꾸었다.

도어를 열어보면 실내 분위기도 확 달라졌다. 기본 디자인은 그대로이지만 대시보드와 도어트림을 흰색 바느질의 가죽으로 덮은 것이 시각적으로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계기판의 시인성을 높이고 다기능 액정화면을 컬러화하는 등 세부적인 변화도 있었다. 편의 사양으로는 레인센싱 와이퍼, HID 헤드램프, 스마트키, 후방 주차 센서, 운전석 전동조절 시트 등을 갖추었다. 오디오는 락포드 포스게이트 브랜드의 제품으로 650와트의 강력한 출력을 자랑한다. 흠이라면 눈부심 방지 룸미러와 내비게이션이 빠진 정도.

SUV, 혹은 CUV답게 실내 곳곳에는 다양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뒷좌석도 여유롭다. 차체길이부터 혼다 CR-V보다는 10㎝, 토요타 RAV-4보다는 4.5㎝가 길고 축간거리도 더 넉넉하다. 6대4로 분할된 뒷좌석은 앞뒤로 이동할 수 있고 등받이 각도도 조절할 수 있다. 특히 뒷좌석을 접어 적재공간을 넓혀 보면 이 차의 실용성에 빠져들게 된다. 시트는 한 손만으로 간편하게 접어 앞으로 젖힐 수 있고, 바닥은 평탄하게 뻗어 뒷문(테일게이트)까지 이어진다. 뒷문이 위아래로 나뉘어 열리는 구조라 따로 문턱이 없고, 바닥 면이 무릎보다 약간 높은 정도이기 때문에 짐을 부리거나 각종 레저용 장비를 싣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아래로 열린 뒷문은 200㎏의 하중을 감당하기 때문에 두세 사람이 걸터앉아도 무리가 없다.

엔진은 가솔린 3.0리터 V6로, 경쟁 모델들과 차별화된다. 출력이 230마력으로 종전보다 10마력 높아졌고 토크도 소폭 상승했다. 2000vpm이면 최대토크의 90%를 쓸 수 있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이지만 주행감은 CVT처럼 부드럽다. 가솔린 V6엔진의 장기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출발 때 가속 페달 초기 입력에 대해 강하게 튀어나가는 모습에 비하면 고속에서 힘이 쳐지는 모습은 아쉽다고도 할 수 있지만, 차의 용도를 고려하면 딱히 흠으로 칠 수 없는 수준이다.

100㎞/h에서의 엔진 회전수는 1800vpm. 운전대 뒤쪽의 마그네슘 변속 패들을 이용해 수동변속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운전에도 부족함이 없다. 지붕을 가벼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저중심 설계를 실현한 아웃랜더는 승용차에 가까운 핸들링과 안정성, 운전재미를 보여준다. 미쓰비시가 얘기하는 ‘흔들림 없는 SUV’라는 부분이다. 조향장치는 반응이 빠르고 시종일관 묵직해 신뢰감을 주는 타입이고, 승차감도 무난하다.

아웃랜더의 4륜구동 장치는 앞바퀴 굴림을 기본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뒷바퀴로도 구동력을 배분한다. 운전자는 변속레버 뒤편의 다이얼을 통해 2륜구동/4륜구동/4륜잠금(LOCK)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4륜 구동 모드에서는 차 스스로 적절한 앞뒤 구동력 배분을 유지하므로 평상시의 주행안전장치로 생각하면 든든하고, 4륜잠금 모드는 미끄러운 노면을 빠져 나오는 데 유리해 4륜 구동 차를 타는 것에 대한 뿌듯함을 더해준다. 공인연비는 9.5㎞/ℓ다.

뉴 아웃랜더 3.0 V6의 가격은 4090만원으로, 높아진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종전보다 400만 원이 저렴해졌다. 여기서 일부 옵션을 제외한 2.4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3690만 원으로 더욱 솔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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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권기자 bkmin@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