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정부조직과 글로벌 중소벤처기업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총선 전후로 누구 할 것 없이 중소기업 살리기 정책을 쏟아냈다. 그 중 하나가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승격하는 정책이다. 정치권은 이렇게 되면 모든 중소기업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공약으로 내세운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정부가 중소기업을 위해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진다면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정녕 중소기업이 가진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이명박 정부는 방송·통신의 경계가 없어지고 산업 전반의 융·복합화로 정보기술(IT)이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 정보통신부를 해체하고 IT 업무를 지식경제부와 방송정보통신위원회·문화체육관광부·행정안전부로 분산 배치했다.

참여정부 시절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는 글로벌 벤처기업 확대를 위해 10대 신성장동력산업·부품소재산업 등 첨단 기술 산업육성 정책을 추진했다. 정통부 중심으로 IT 정책을 펼쳐 기업과 함께 와이브로(Wibro),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세계 최초의 프런티어 산업을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등 기술혁신 인프라 확충 기술을 기반으로 IT벤처기업 육성 생태계 조성 정책을 만들었고, 이를 토대로 많은 중소벤처기업들도 직접 DMB 사업에 참여했다.

이명박 정부의 부처 개편에 많은 IT벤처기업이 기대를 가졌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단편적으로 DMB 사업을 보면 정통부를 중심으로 R&D 제조와 서비스 정책을 협의해 만들던 것을 제조 정책은 지경부, 서비스 정책은 방통위, 콘텐츠 정책은 문화부와 협의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어느 부처도 책임지고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에 IT특보를 뒀으나 이 또한 기업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소벤처기술기업 100여곳이 정부 정책을 믿고 와이브로·DMB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했다. 그러나 4500만이란 엄청난 가입자 수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부재로 관련 기업은 수천억원의 적자로 경영 어려움을 겪는다. 정부의 기업 맞춤 정책 부재로 해외 진출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글로벌 히든 챔피언의 꿈을 버려야 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우리 중소벤처기업이 대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기업과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공정거래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또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늘어나면서 급변하는 글로벌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FTA 활용 정책 등 중소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을 풀고 실질적으로 하나하나 도움을 줄 현실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중소벤처기업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기를 기대한다.

김태희 케이티에이치 아시아 회장 thkim@cablere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