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창조경제, IT융합 생태계 기초는 상생협력으로

놀이터의 아이들이 단체놀이를 위해 주변 아이들을 끌어 모으는 방법을 들여다보면 정보기술(IT) 융합 생태계를 위한 원칙을 발견할 수 있다. 아이들 가운데 영향력(?)있는 한 녀석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놀이 할 사람 여기 붙어라!”고 외쳐대면 관심 있는 녀석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이내 놀이터를 들썩이게 하는 놀이가 시작된다.

[리더스포럼]창조경제, IT융합 생태계 기초는 상생협력으로

2013 CES의 핵심은 IT와 타 산업 간 융합의 진전이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스마트 자동차다. 세계 주요 자동차 회사는 IT를 자동차와 융합해 사용자들에게 직관적이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필사적 노력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자동차뿐 아니라 가전제품·의료·금융·교육 등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고 피부로 접촉하는 물건들이 IT와 융합해 스마트해지고 있다. 그야말로 소비자에게 감동을 제공하는 물건을 만들고 싶은 기업은 모두 모여라며 한 기업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는 기업은 대부분 최종생산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업이다. 대기업이 막대한 자금과 기술과 인력을 동원해 IT융합에 필요한 기술과 기업을 끌어 모으고 있다. 영향력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중소IT융합 관련기업이 모여들고 이들은 저마다 기술과 노하우를 쏟아 부어 똑똑한 자동차, 똑똑한 가전, 똑똑한 의료와 금융을 만들어 낸다. 이런 노력이면 시장에서 사람들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이러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의 수익도 좋아 질 것이다. 이때 세심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 똑똑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기여한 중소기업들과 함께 잘 살 수 있는 원칙, 상생협력 원칙을 마련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는 융합 시대의 그림자가 승자독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우리사회는 상생협력에 대한 국민적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중소기업 사이의 상생협력에 대한 다양한 고민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 과거 이러한 필요를 인식하고 정부와 민간의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 정책들이 제안됐다. 예를 들어 성과공유제, 호혜적 기술·인력의 교류, 거래관행개선 등이 있었다. 만사형통의 정책이 있을 수는 없으며 정책의 긍정적 부정적 효과가 다양하게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정책집행단계에서 신중한 검토와 추진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IT융합의 밝은 미래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그림자를 망각하는 실책을 저질러서는 안 될 것이다.

모여 놀기를 주도한 아이가 손가락을 치켜든 것은 다른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내자는 소통과 화합의 수평적 파트너십의 시작이다. 그래야 IT융합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일자리가 만들어 지며 지속적이고 자생하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것이 다음 정부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창조경제의 핵심이 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창조적 국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김인환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장 inhwan335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