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산책]빅데이터, 창조경제 활성화의 밑거름

창조경제라는 화두가 여전히 논란을 거듭하고 있다. 여러 영역에서 창조경제를 견인할 방안이 제시되고 과학기술계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정부출연연구기관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과학기술 분야 창조경제 관련 국정과제는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산업 육성`이다. 과거 과학기술 정책이 기술·지식 확보가 목표인 `분절형 연구개발(R&D)`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신산업 창출을 위한 과정을 통섭하는 `생태계 창조형 R&D`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학산책]빅데이터, 창조경제 활성화의 밑거름

과학기술과 아이디어·상상력을 융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과학기술로 창의적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초고성능 컴퓨팅과 빅데이터 기반으로 공공·민간 서비스를 확대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식서비스산업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상상력과 창의력은 무형의 자산으로 경제적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지식경제사회의 정보와 지식을 넘는 경제성장 동인이다. 21세기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평가를 받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연상하면 얼마나 창의력과 통찰력이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벤처 1호 성공신화의 주인공인 이민화 KIAST 교수는 “혁신이 좀 더 쉽게 이루어지는 경제 구조와 시장 체제가 바로 창조경제”라고 했다. 단순히 혁신을 유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혁신이 성숙되고 내재화되는 기반이나 체제가 되는 사회 구조가 필요하다. 이것이 창조경제가 활성화되는 건강한 생태계다.

창조경제와 함께 여전한 화두는 빅데이터다. 미래부에서 공공·민간영역이 빅데이터를 적극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분석·활용센터와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 중이다. 그만큼 빅데이터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유망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는 국가 현안이나 사회적 이슈를 해결할 때 여러 분야 빅데이터가 연계·융합돼야 비로소 문제가 해결 가능함을 해외 사례를 통해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는 현실적 제약이 많다. 연구자는 데이터를 생명처럼 귀중하게 여긴다. R&D의 패러다임도 데이터로부터 시작하고 데이터로 끝나는 데이터 중심의 연구인 4세대로 바뀌었다. 정부는 연구자 논문, 특허 등과 같은 연구결과에는 큰 관심을 갖지만 데이터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빅데이터 시대의 데이터 가치와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가트너는 데이터를 21세기 원유로 인식하고 미래 경쟁 우위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사에 따르면 많은 연구자가 외부에서 생산된 데이터를 활용하려하지만 필요한 데이터 유무나 소재를 알 수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신이 R&D를 통해 생산한 데이터를 공개하거나 공유하는 것도 꺼려한다. 이 같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야 데이터간 연계·융합으로 새로운 과학적 발견이나 사회적 이슈를 풀어내고 창조경제를 견인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창조경제 밑거름으로 삼아야한다. 정부는 지난해 데이터를 경제 자산으로 정책에 활용하는 `빅데이터 활용시대`를 선포했다. 민간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구축하고 공공정보를 단계적으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빅브라더, 개인정보보호, 연구자 권리 등 여러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빅데이터 활용은 사상누각일수 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산업 간 융합으로 경제 발전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융합으로 새로운 창의적인 가치가 국가 신산업 창출로 연결될 수 있는 건강한 빅데이터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빅데이터 거버넌스 체제 마련이 선행돼야한다.

박영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 yspak@kist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