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시스템통합 산업 세계 최강국의 꿈

시스템통합(SI:System Integration)은 좁은 의미로는 조직의 정보화 전략계획에 따라 소프트웨어(SW), 데이터베이스(DB), 하드웨어(HW), 네트워크 및 다양한 정보기술(IT) 관련 요소기술을 개발 또는 조달하고 이 수 많은 요소를 물리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조화시켜 최적화된 하나의 정보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것을 뜻한다.

[리더스포럼]시스템통합 산업 세계 최강국의 꿈

넓은 의미의 SI는 앞에서 정의한 좁은 의미를 포함해 IT 컨설팅(전략, 조직진단, 설비운용, 프로세스 개선, 정보보호 등), IT 아웃소싱(데이터센터, 콜센터, 비즈니스프로세스 아웃소싱, 클라우드 컴퓨팅 등), 웹호스팅, IT 인프라와 정보시스템의 유지보수 등의 영역을 포괄한다.

시장규모 면에서나 수요 면에서도 SI 시장은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다. 가트너그룹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SI 시장 규모는 9060억달러다. 같은 기간 휴대폰 세계시장 규모인 2446억달러의 3.7배다. SI의 시장성이 세계 굴지 HW 회사인 IBM을 SI기업으로 변신시켰다. IBM은 2012년 매출액의 56%인 588억달러를 SI서비스로 벌어들였다.

우리의 현실을 보자.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국내 SI 시장 규모는 2012년 7조4770억원으로 세계 시장 규모의 0.75%에 불과하다. 국내 SI 산업 종사인력은 13만3000명으로 인도 SI 기업인 TCS(Tata Consultancy Services)의 절반 수준이다. 더구나 지난해 개정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제24조의 2 제3항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소속된 회사(대기업 산하 SI기업)는 국가기관이 발주하는 SW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규정했다. 그러므로 세계 SI 시장은 반드시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 돼야 한다.

그러나 IBM·액센츄어·TCS 등이 주도하는 세계 SI 시장 진입 장벽은 엄청나게 높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1호로 입주한 것으로도 유명한 HP는 그동안 축적해온 고유 IT 역량에 더해 EDS의 SI 역량을 139억달러에 인수합병(M&A)하는 등 세계 SI 시장에서 IBM과 대등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자 2008년부터 시도했으나 아직 성과가 신통치 못하다. 시장 선두주자를 따라 하는 방식으로 경쟁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증명해주는 대목이다.

세계 SI 시장을 선도하려면 고객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고 고객의 고객까지 만족시키는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능력을 갖춰야 한다. 세계 SI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는 최상의 해결책은 `플랫폼 기반 고객맞춤형 제품·서비스 생산방식인 SSPL(Software and Systems Product Line)`이다. EU의 제조업체(지멘스·필립스·탈레스·보쉬·에어버스·BMW 등)가 1990년대부터 SSPL을 적용해 획기적으로 차별화된 제품·서비스를 생산해 자동차·항공·통신·의료기기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에 앞서고 있다는 점은 SSPL의 중요성을 입증해주는 바다.

우리는 SSPL을 SI 산업에도(제조 산업은 물론이고) 적용시키자. 제조 산업과 서비스 산업에서 SSPL이 광범위하게 필요함에도 세계 SI 시장 강자가 아직까지 SSPL 역량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SSPL 역량을 우리가 선점해 SI 산업 세계 최강국의 꿈을 이루자. 우리는 2008년부터 국제표준화기구인 ISO, IEC의 SSPL 표준제정그룹 의장을 맡아오며 세계 표준화와 국내에 SSPL을 성공적으로 뿌리 내릴 발판을 마련해왔다. 산학연관이 의지를 갖고 힘을 합치면 우리는 SSPL을 이용해 SI 산업 세계 최강국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이단형 한국SW기술진흥협회장 danlee@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