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366> 한국형 발사체

벌써 1년이 지났네요. 대한민국이 나로호 발사에 성공한 지 말입니다. 2013년 1월 30일 오후 4시, 두 번의 실패와 10번의 연기 끝에 나로호(KSLV-1)가 하늘 문을 활짝 열고 화려하게 우주로 비상했습니다. 그때의 감격, 다들 방송이나 신문을 봐서 기억이 날 것입니다. 그때의 자신감으로 우리 정부는 순수 국내 기술로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 2020년까지 하늘로 쏘아 올리기로 했답니다.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366> 한국형 발사체

Q:지난번 나로호는 우리 기술이 아니었나요?

A:위성은 우리가 만든 게 맞지만 그 위성을 싣고 우주로 날아가는 힘을 얻는 로켓, 즉 발사체는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1단 추진 로켓 등 주요 엔진이 모두 러시아에서 들여온 것이었죠. 그때의 설움은 말로는 다 못한다는 게 당시 기술진의 설명입니다. 기술 유출 여부를 놓고 매번 날카롭게 각을 세웠을 두 나라 연구원의 모습이 충분히 상상이 가는 대목입니다.

Q:로켓 하나를 제작하려면 꽤나 많은 돈이 들 텐데요

A:맞아요. 미래창조과학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난해 11월 `제6회 국가우주위원회`에서 확정한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1.5톤급 실용위성 저궤도(600~800㎞) 진입 등에 필요한 `한국형 발사체`를 우리 기술로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예산은 총 1조9572억원입니다. 당초 계획보다 개발 시기를 1년 3개월 단축하면서 4000억여원의 예산이 더 들게 된 셈이죠. 하지만 이번 한국형 발사체 개발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한국형 발사체는 개발비 약 2조원 중 70~80% 정도가 국내 기업에 투자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번 나로호 개발 때는 전체 개발비 약 5000억원의 절반 정도만 국산화를 위해 지출됐지요.

Q:로켓 만드는 일이 엄청 어려울 것 같은데, 우리가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나요?

A:다행히 돈만 있으면 발사체를 만드는 일은 크게 어려운 기술은 아니라 합니다. 주요 개념이나 원리는 이미 50~60년 전 개발된 것이고요. 이미 각종 기계공학 교과서에 실려 있을 정도라네요. 하지만 중요한 건 경험입니다. 아무리 기술과 자본을 갖추고 있다 해도, 한 번도 만들어 본적이 없는, 그래서 실패도 해 본 경험이 없다면 어려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래에서 반도체를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스마트폰도 척척 개발해내는 게 우리나라입니다.

Q:앞으로 개발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한국형 발사체 개발이 처음 시작된 것은 이미 지난 2010년 3월부터였습니다. 나로호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항우연 한 쪽에서는 한국형 발사체를 위한 조용한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당시 옆에 상주하고 있던 러시아 과학자의 눈을 피해 극비리에 진행됐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1단계 개발 계획이 종료되는 내년 7월이면 이미 만들어 놓은 시스템 설계와 예비설계는 물론이고 7톤급 액체엔진 개발과 시험설비 개발·구축이 완료됩니다. 그러면 엔진 총 조립과 지상 연소시험을 통한 엔진성능 확인이 가능해집니다.

이후 2단계는 상세설계 및 제작·시험입니다.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 구축이 마무리되면 발사체 상세설계가 진행됩니다. 2단계가 마무리되는 2017년 말에는 75톤급 액체엔진의 개발·인증과 시험발사체를 실제로 쏘아 볼 수 있게 됩니다.

그 이후 바로 마지막 3단계(2018.4월~2021.3월)에 진입합니다. 발사체 인증 및 발사운영 단계죠. 이 기간 중 액체엔진 4기를 활용한 1단 엔진의 클러스터링 기술을 개발합니다. 중·소형 시험위성의 발사를 통한 발사체 개발의 성공여부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엄마·아빠 세대의 몫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바로 여러분이 주인공입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은 우리 발사체를 타고 달나라로 화성으로 우주여행을 떠나는 여러분의 모습을 상상만 해도 가슴 뿌듯해집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과학기술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Why? 와이 로켓과 탐사선` 황근기 지음·이영호 만화·채연석 감수. 예림당 펴냄.

초등학교 또래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과학 만화 시리즈의 로켓과 탐사선편. 사람은 오래 전부터 우주에 환상과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우주 비밀을 풀기 위해 끊임없이 로켓과 탐사선을 우주로 쏘아 올리면서 태양계 다른 행성을 조금씩 알게 됐다. 하지만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 이 책을 통해 미래 우주 개척자의 꿈을 키워 보자.

◇`히든 솔저`. 구상 지음. 나남 펴냄.

나로호 관련 소설이다. 나로호의 3차 발사가 세 번이나 연기되는 동안 북한은 2012년 12월 12일, 자력으로 우주발사체 은하 3호를 쏘아 올렸다. 이제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한 기술까지 확보한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미국도 어쩌지 못하는 `약자의 고집`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야기는 한국이 미국과의 새 미사일협정에 따라 개발한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소재로 하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