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375>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지난해부터 국회에서 ‘단통법’을 통과시키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미래창조과학부를 중심으로 단말기 유통구조를 개선하려고 하지만 연내 통과가 힘들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단말기 유통구조가 어떻게 이뤄져 있기에 그걸 개선하려고 하는 건지, 여기서 말하는 단말기는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쉽게 이해하기 힘듭니다. 단통법이 시행되면 휴대폰 값이 인상된다, 아니다로 엇갈리는 것도 이상하고요.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전모를 알기 어려운 단통법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휴대폰이 말하다
휴대폰이 말하다

Q:‘단통법’이란 무엇인가요?

A:법안의 정확한 명칭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입니다. 휴대폰을 판매할 때 보조금을 지급 시 지켜야 할 사항을 정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때는 정부가 규제를 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동통신사가 먼저 보조금을 미리 공시하면 대리점·판매점은 공시한 내용과 다르게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가입유형·요금제·거주지역 등을 사유로 부당하게 차별적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고,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특별한 요금제를 써야한다거나 부가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 계약을 맺을 수 없도록 했습니다.

Q:단통법이 규제하려고 하는 것은?

A: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 대리점·판매점에 가서 휴대폰을 사려고 하면 직원들이 가격표가 쓰인 파일을 하나 들고 옵니다. 이 파일을 자세히 보면 ‘OO일 OO시부터 다음 정책 시행 시까지’라는 문구를 볼 수 있습니다. 또 대리점에서 물어 본 가격보다 훨씬 싸게 휴대폰을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온라인에 올라오기도 하죠. 이유는 단말기 가격은 매시간, 누가 판매하느냐, 몇 개월 약정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통사 대리점에서 더 저렴한 가격에 단말기를 판다고 하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는데요. 지난 1월에는 최신 스마트폰이 ‘공짜폰’, ‘5만원폰’이라는 이름으로 팔리기도 했습니다. 단말기 출고가가 정해지면 이동통신사, 이통사와 계약을 맺은 대리점·판매점 등은 보조금을 더해 단말기 판매 가격을 책정합니다. 예를 들면 ‘갤럭시노트3’는 출고가가 106만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보조금 경쟁이 가열되면서 실제 판매가격은 10만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단통법은 이런 보조금을 규제해 휴대폰을 적정 가격에 팔고자 마련된 법입니다.

Q:싸게 팔면 좋은 것 아닌가요?

A: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휴대폰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게 무엇보다 좋겠죠. 가뜩이나 통신요금이 늘어나고 있는데, 단말기라도 싸게 사면 좋죠. 하지만 이동통신은 좀 더 복잡한 고민이 요구되는 분야입니다. 통신망은 정부가 이동통신사에 주파수를 임대하고, 통신사가 설비를 구축하면서 갖춰집니다. 통신에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는 한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가 직접 관리하면서 모든 국민이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통제를 하는 것이죠. 그러면 통신 수단인 휴대폰은 어떨까요.

정부는 통신에 필요한 전화를 모든 국민이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돈이 있는 소수만 정보를 독점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서죠. 가장 중요한 통신 수단인 휴대폰 가격을 규제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만약 누군가 휴대폰을 공짜에, 또는 아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면 휴대폰을 판매하는 이통사나 판매점들은 그만큼 다른 사람에게는 비싸게 판매합니다. A가 내는 단말기 가격에는 B가 할인 받은 금액이 포함돼 불공평하다고 보는 것이죠. 특히 정보에 어둡고 상대적으로 느린 통신망을 사용하는 노년층, 저소득층이 단말기를 더 비싸게 사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더욱 더 규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Q:단통법이 통과되면 무엇이 바뀌나요?

A:단통법이 통과되면 일명 ‘대란’을 통해 단말기를 싸게 사던 사람들은 조금 더 비싼 가격에 휴대폰을 사야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비싸게 사던 사람들은 좀 더 할인된 가격에 구할 수 있죠. 단말기 가격을 깎아 준다고 하면서 특정 요금제나 부가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요구할 수도 없게 됩니다. 단말기 값과 요금을 분리해 정확하게 고지합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단말기 가격을 할인해주는 것처럼 거짓 설명하면 제재를 받습니다. 특히 단말기 제조사(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가 제조 원가를 정부에 제출해 과도한 수익을 챙기거나 원가보다 싼 가격에 단말기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습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과학기술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휴대폰이 말하다’ 김찬호 지음, 지식의날개 펴냄.

휴대폰을 들고 다니지 않는 사람을 찾기 드물 정도로 휴대폰은 우리 일상 속에 깊숙하게 침투해있다. 이 물건이 가진 의미는 언제든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몸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거의 무한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 환경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다각도로 조명했다. 소비자로서 신제품을 재빠르게 구입하지만 그로 인해 본인의 마음과 인간관계가 어떻게 바뀌는지는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휴대폰을 매개로한 사회와 문화의 변화를 알아볼 수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 경계의 붕괴’ 김지현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스마트폰 이후 정보통신기술(ICT)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다. ICT 사업 전략 전문가인 저자는 약 3년 후의 가까운 미래 변화상을 제시한다.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유보다 연결의 가치가 중요해졌다. 카카오톡과 킥스타터 등 인기 애플리케이션(앱)을 중심으로 현 사회의 변화를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터미널을 모두 합친 융합 전략을 제시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