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자]성기정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제어전자팀 책임연구원

“무인기는 충돌회피 기술만 해결되면, 수요가 급팽창 할 신규산업입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도 오는 2020년까지 자율비행이 가능한 무인기 개발을 완료할 계획으로 대단위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대한민국 과학자]성기정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제어전자팀 책임연구원

국내서 비행기를 가장 많이 만들어 본 성기정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제어전자팀 책임연구원은 “자동차 포니를 만들던 현대나 D램에 손을 댄 삼성이 처음부터 이렇게 성공할 줄 알았느냐”며 “이제는 선진국이 선점한 항공 쪽에 승부수를 던질 때”라고 말했다.

“사실 자동차는 트래픽으로 인한 도로상의 한계에 봉착해 있어, 결국은 비행체(미래형항공기, PAV)로 대체될 것입니다.”

성 책임은 PAV상용화 조건으로 두 가지를 거론했다. 4인승 비행체 가격이 2억~3억 원에서 7000만원 수준으로, 조종사 자격증 따는 비용이 180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줄어야 한다는 것과 조종의 편리성을 언급했다. 미국 등도 이런 연구가 한창이라는 것이다.

“처음 취직한 대우중공업 우주항공연구소(KAI 전신)에서 딱 10년만 항공기 제작과 실무를 배운 뒤 국가 R&D를 해볼 계획이었는데, 뜻대로 안되더군요. 6년쯤 근무하니 관리자로 승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옮기게 된 곳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입니다.”

성 책임은 대우서 근무할 때 초등훈련기 KT-1과 군관급 무인기인 송골매 초기 개발에 관여했다. 항우연서는 8인승 쌍발복합재 항공기와 반디호를 만들었다.

성 책임은 “기술 개발이다 보니 연구비가 양산비용의 20~50분의 1에 불과해 연장근무를 밥 먹듯이 하며 몰입했다”며 “4~5년에 1개 과제씩 27년쯤 근무하니 7개 기종에 걸쳐 비행기를 14대나 만들어 보게 됐다”고 언급했다.

최근엔 유·무인 혼용항공기(OPV)를 개발해 선보였다. 이 OPV는 조종계통과 위치·변위·자세 센서 및 통신시스템 등을 개조해 조종사 없이도 비행할 수 있다.

성 책임은 항공업계와 정부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항공 분야 기술개발이 20년을 넘었는데, 첨단이나 최신만 찾을 것이 아니라 쌓인 기술, 확보된 기술을 융합하고 보완해 한국적인 비행모델을 만들어 상용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효율성 측면서 검토할 만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모형비행기를 보고 빠졌습니다. 공기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걸 보면서 지금도 가장 멋있는 인간의 창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성 책임은 대학도 비행기가 좋아서 한국항공대학 항공기계전공을 선택했다. 1987년 KAIST에서 석사학위를 딴 뒤 대우중공업 우주항공연구소에 취업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1993년도에 들어왔다. 박사학위는 다시 한국항공대학으로 돌아와 취득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