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토렌트 넘어선 불법 스트리밍, 저작권 갈등 핵심 부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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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영화 제작사의 한글자막 제작자 집단고소로 저작권 침해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됐다. 해외 콘텐츠사가 2차 저작물인 자막에 이어 영상까지 문제 삼게 되면 큰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이미 불법 웹하드·P2P·토렌트 사이트 수를 넘어선 스트리밍 사이트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6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가 빠르게 늘고 있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는 작년 8월께 본격화돼 약 1년 만에 종전 69개에서 100개로 늘었다.

이는 기존 불법 콘텐츠 주요 유통 경로였던 웹하드·P2P, 토렌트보다 많은 수치다. 2012년 250개 수준이었던 웹하드·P2P 사이트는 웹하드 등록제 시행 등의 영향으로 98개로 줄었다. 정부 수사 강화로 토렌트 사이트도 2012년보다 10개 줄어든 63개로 집계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저작권보호센터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작년(8~12월) 67만6672개, 올해(1~5월) 35만941개 저작물을 적발했다. 종류별로는 작년과 올해 통틀어 방송저작물이 약 90만개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영화와 음악이 각각 5만~6만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는 최근 1년 사이 급속히 전파됐다. 내려받기가 필요 없어 간편하고 신작 업데이트가 빠른데다, 롱텀에벌루션(LTE) 보급 확대로 스마트폰 이용에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우리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는 큰 인기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한 유학생은 “한국에서 방송된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을 하루 이틀 후면 볼 수 있는 스트리밍 사이트가 적지 않다”며 “유학생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이용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정부 단속은 쉽지 않다. 적발해도 머지않아 새로운 사이트가 생겨나는데다, 현재 운영 중인 사이트 절반가량은 해외에 서버를 둬 직접 단속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때 사이트 접속차단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지만 문화부, 저작권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거쳐야 해 절차가 까다롭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황을 방치하면 향후 소송 등 보다 큰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해외 드라마·영화 제작사들이 이번 자막 제작자 고소를 신호탄으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수 있어 미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차 저작물인 자막으로 소송한 것은 과거 사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이라며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등에 대한 시정이 없으면 향후 더 큰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