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한국에 자체 IT인프라 구축… 한국시장 본격 공략 신호탄

아마존, 한국에 자체 IT인프라 구축… 한국시장 본격 공략 신호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한국에 자체 IT 인프라를 구축한다. IT 인프라는 회사의 전산 업무나 서비스 운용에 필요한 시스템들로, 아마존이 본격적인 한국 공략을 염두에 둔 투자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국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DC 내에 있는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 등 IT 시스템들을 아마존이 임차 또는 독자 설치해 운용하는 것이 골자로, 현재 KT의 목동 IDC와 LG유플러스의 상암 IDC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아마존은 이 두 곳을 놓고 기술적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9월 최종 계약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이 상당 규모의 IT 인프라를 국내에 두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출시하면서도 별도의 IT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 대부분 해외 데이터센터들을 활용해왔다.

이 때문에 이번 IT 인프라 구축은 아마존이 한국에서의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산되는 가운데 특히 아마존이 강점을 가진 ‘IaaS(기업에 필요한 인프라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어 투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진출 후 1년 동안 성장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아마존이 본격적인 클라우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아마존은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에서도 1위다. IT 인프라는 서비스의 운용을 뒷받침하는 장비들로, 아마존이 이를 한국에 두면 보다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해석도 나왔다. 아마존의 주력인 온라인 유통과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한국 내 전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번 IT 인프라 구축에 2000대 규모의 서버를 갖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한 규모를 갖추는데다, 활용 목적에 따라 장비를 배치·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아마존이 클라우드 외 다른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아마존 전자상거래 진출은 그동안 국내 최대 관심사였다.

한편, 이번 IT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서 아마존웹서비스 한국지사 측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