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터키 FTA 서비스·투자협정 실질 타결…넷마블, MBC 등 문화콘텐츠 기업 터키 쉽게 간다

게임, 방송콘텐츠를 비롯한 우리 서비스산업의 터키 시장 진출이 문호가 크게 넓어진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한·터키 FTA 서비스·투자협정 7차 협상에서 실질적 타결이 이뤄졌다고 7일 밝혔다. 터키가 서비스·투자 협정을 포함한 포괄적 FTA를 체결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이번에 타결된 협정은 하반기 가서명을 거쳐 내년 상반기 정식서명과 국회 비준 후 발효될 예정이다. 작년 5월 두 나라 간에 FTA 상품무역협정이 발효된 데 이어 서비스·투자시장까지 개방되면 양국 간 교역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서비스시장에서 개방 대상을 열거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선택하되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의 양허 수준을 넘는 개방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터키는 WTO DDA 양허안과 비교해 한국에 건설, 문화, 환경서비스 등 18개 분야를 추가 개방하기로 했다. 터키가 다른 나라에 서비스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처음이다.

협정이 발표되면 한국 기업은 터키에서 내국민 대우를 받으며 방송·엔터테인먼트·온라인게임 등 문화 콘텐츠 공급 사업은 물론이고 건설, 배기가스 감축과 같은 환경서비스, 각종 건설 엔지니어링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터키가 FTA를 체결한 18개 국가(우리나라 포함) 중 서비스·투자협정을 포함한 포괄적 FTA를 체결하는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며 “우리 기업이 터키시장에 진출할 때 일본이나 중국 등 경쟁국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미 MBC, CJ 등이 지사 설립이나 배급 강화 등 적극적인 진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한국은 DDA 양허안에 더해 터키에 금융정보 이전과 대졸 연수생의 자유로운 입국 등 두 가지를 추가 허용하기로 했다. 한국에 아직 터키 금융회사가 없지만 향후 진출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국은 투자 부문에서는 내국민 대우와 최혜국 대우를 보장하는 투자 자유화 규정을 담았다. 투자자유화는 비서비스 분야(제조업·농림어업·에너지업 등)만을 대상으로 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했다. 네거티브 방식은 모든 분야 개방을 전제로 개방되지 않는 분야·내용을 유보목록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2012년 기준 양국의 서비스·투자부문 교역규은 7억4000만달러 규모로 우리나라가 1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터키 FTA는 기본협정과 상품무역협정, 서비스·투자협정으로 구성됐다. 이 중 기본협정과 상품무역협정이 2013년 타결돼 작년 5월 1일 발효됐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