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76>해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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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76>해외 진출

일주일 해외 관광에서도 많은 것을 배운다. 가이드의 입담, 새로운 풍광과 음식,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통해 배우고 느낀다. 그래서 여행을 하면 사람들은 새로운 에너지와 지식이 충전되는 느낌을 받는다. 여행지 혹은 여행지에서 만난 이성과 쉽게 사랑에 빠지는 이유다. 실리콘밸리에 몇 주 혹은 몇 달 머무르며 느낀 것은 여행 경험 그 이상은 아니다.

관광에서 오는 매력은 강렬하지만 관광하는 것과 거기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것은 전적으로 다르다. 한발 더 나아가 현지에서 현지인과 경쟁하며 현지인들에게 돈을 버는 사업을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장벽이 있다.

왜 미국으로만 해외진출을 생각할까? 원정경기의 핸디캡도 있지만 차별을 안고 굳이 오르막길을 가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비즈니스모델과 지역선택에 대한 분명한 전략이 없다면 부화뇌동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아시아가 오히려 미국보다 시장도 크고 문화적 수용성도 높아 우선적으로 고려할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말 하는 한국 사람도 어떤 사람의 말은 천박하기 그지없고 어떤 사람은 짧은 말을 해도 품위와 권위가 느껴진다. 같은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백인 미국인들도 마찬가지다. 원어민 백인을 채용해 현지화하겠다는 스타트업들이 이런 영어의 차이를 구분해 내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스타트업이 정식 비자를 받아 미국에 진출했다 하더라도, 그 비자 종류에 따라 사업 외적으로 겪을 고통과 체류 신분 유지를 위해 넘어야 할 것이 첩첩산중이다. 어떻게든 방법은 있겠지 하며 의욕에 넘쳐 미국 갔다가 갇혀서 10년, 20년 오도 가도 못하며 불안 속에 사는 한국인 불법 체류자가 미국에만 17만명이 넘는다. 나만은 예외일거라 생각하지 말고 신중하게 접근하라.

이런 어려움이 있어도 해외진출은 해야 한다. 1970년대 삼성, LG, 현대 같은 스타트업들이 해외 수출만이 살길이라며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동유럽의 오지 구석구석을 방문하며 시장을 개척한 결과, 오늘날의 삼성과 LG 그리고 현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나왔다. 지금의 스타트업들도 해외진출이 우리의 비전이라 생각하되 성공 무용담에 취하지 말고 겸손하게 발을 디디며 나아가자.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