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자] 조복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첨단측정장비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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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현미경은 고급 일자리 창출에 가장 적합한 테마입니다. 전자현미경 관련 세계 시장의 60%가량을 히타치와 함께 점유하고 있는 일본 제올은 종사자 2000명 가운데 10%가 박사급, 40%가 석사급 인력입니다.”

[대한민국 과학자] 조복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첨단측정장비센터 책임연구원

전자원과 전자총 분야에서 국내 최정상급인 조복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첨단측정장비센터 책임연구원은 “이제 우리나라도 전자현미경 장비연구단을 꾸릴 때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책임은 장비연구단을 20~30명의 인력과 이 가운데 3분의 1은 해외전문가로 꾸려야 한다며 얘기를 꺼냈다. 전자현미경 분야가 특성상 엔지니어링이 많이 필요한데다 유망업종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해외업체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벨상은 이제 새로운 사람들이 새로운 머리와 장비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논문만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서면 뭘 합니까? 전부 외산장비로 성과를 낸 것들인데요.”

조 책임은 포스텍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얻은 뒤 2000년 일본 와세다대학교 응용물리학과에서 4년간 박사후과정을 거쳐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와 히타치에서 총 8년을 연구원으로 일하다 지난 2012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들어왔다.

그는 일본에서 저명한 ‘마이크로빔 분석 핸드북’의 전자원·전자총 분야 집필자로 이름이 올라있다. 지난 2004년에는 전자총 연구로 세계 과학기술계에서 인정하는 ‘뮐러상’을 수상했다.

“와세다대학에서 연구할 때 ‘제올’이라는 회사에 6개월간 파견간 적이 있습니다. 생산현장에서 100대가 넘는 최상급 전자현미경을 늘어놓고 사람들이 일일이 붙어 전자 현미경을 제작하는 것을 보며 이게 일본의 저력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조 책임이 표준연에 들어와 ‘코셈’이라는 현미경 업체에 없는 시간을 쪼개 공을 들이는 이유다. 정부도 정부지만 기업이 산업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조 책임은 이미 이때 전자빔에 ‘필이 꽂혔다’고 했다. “코셈이 현미경을 생산한다는 것을 알고 들여다봤더니 고차원 아이템에는 손도 못 대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코셈에 가서 해외 관련 대기업이 신입사원 가르치는 방식과 똑같이 교육해 나갔습니다. 2년 정도 되니 선진국 수준의 고성능 전자현미경 제작수준까지는 못 갔어도 범용제품 설계 능력은 갖춘 것 같습니다.”

전자현미경은 반도체 선폭 등을 측정하거나 나노재료분석 등에 쓰이는 고성능과 교육 및 공정관리 등에 쓰이는 저성능으로 나뉜다.

조 책임은 “이젠 코셈이 저성능 전자현미경을 제대로 만드는 기술력은 확보했다”며 “선진국인 일본과 유럽 등의 고성능 기술력에 비해선 아직도 10년 정도 뒤떨어져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최고 사양의 전자총 ‘FE건’과 원자 분해능에 대응하는 전자원 및 전자총을 개발 중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