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데이비드 브루스터 에너녹 CEO "한국은 전력 수요관리 분야 최적 시장"

“안정적인 전력망에 IT 인프라뿐만 아니라 공급보다 수요관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한국 시장의 잠재력은 그 어떤 나라보다 높습니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전력 수요반응(DR) 분야 1위 미국 에너녹(EnerNOC) 창업자인 데이비드 브루스터 CEO(42)가 한국을 택한 이유다.

[이사람]데이비드 브루스터 에너녹 CEO "한국은 전력 수요관리 분야 최적 시장"

에너녹은 대규모 사업장 등 수용가의 예상 전력 소비량을 감축, 감축한 전력을 집단으로 모아 발전 시장에 거래하는 가상발전소(VPP) 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석탄·화력 등 발전소를 확보하지 않고도 에너녹이 연간 운영하는 전력량은 9GW 수준이다. 발전 용량으로 따지면 원자력발전소 9기를 보유한 것과 마찬가지다.

2001년에 설립한 에너녹은 17개국 DR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40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에너지 분야 무형의 사업 아이템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한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브루스터 CEO는 에너녹 경쟁력을 발 빠른 기술 투자에 따른 시장 선점을 꼽는다.

브루스터 CEO는 “에너지 시장은 공급에 초점을 맞출게 아니라 에너지를 쓰는 방법을 바꾸면 실제 발전소를 짓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에너녹은 이를 입증시키기 위해 전력회사가 급정지할 때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에너지 지능형 소프트웨어(EIS)·네트워크 운영 센터(NOC) 등 관리 체계와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경우에 대한 대응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브루스터 CEO는 경영 목표를 매출 신장이 아닌 DR시장 확대로 삼았다. “세계 DR시장이 초기인 만큼 단순 고객 확보가 아니라 DR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여러 국가 전력당국이나 전력회사 인식 변화부터 이끌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브루스터 CEO는 “한국만 해도 이미 2009년부터 정부와·책연구원과 접촉하며 전력수요 관리의 필요성을 전달하는 등 한국의 DR시장 조성에 애써 왔다”며 “마찬가지로 세계 DR시장의 필요성을 알리고 컨설팅해야 할 대상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에너녹의 궁극적인 성공 목표는 에너지 수용가가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관리하고 에너지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솔루션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정부와 전력 분야에 DR시장을 소개하고 알리는 과정에서 한국의 시장의 가치를 알게 됐다는 설명이다. 브루스터 CEO는 “한국의 피크수요는 세계 아홉 번째로 많은데다 전력 수요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ICT가 가장 잘 발달된 나라여서 DR시장이 활발해 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수요관리에 대해 잘 이해하고 추진하려는 의지가 강해, 한국은 아주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