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송기호 에버온 대표

“전기자동차를 한번 이용해본 사람 대다수는 특유의 쾌적한 운전 맛과 친환경차를 탄다는 자부심에서 또 다시 전기차를 이용하게 됩니다.”

국내 최초 전기차 셰어링 서비스 기업 에버온의 송기호 대표(53)는 최근 사업전략 우선순위를 차량·전용주차장 확보에서 최초 이용고객 유치로 수정했다. 시장 선점을 위해 단기간 내 수천대의 전기차를 확보할 수 없다면 고객의 이용 패턴과 요구를 사업전략에 적극 반영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사람]송기호 에버온 대표

LG CNS 자회사인 에버온은 ‘시티카’라는 브랜드로 국내 업체 처음으로 지난해 5월 전기차 셰어링 시장에 진출했다. 서비스 차량만 198대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기차를 보유하며 서울·수도권에만 약 110곳의 전용 충전·주차장 ‘시티존’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이용자 수만 약 1만5000명으로 매월 5%씩 꾸준하게 이용자가 늘고 있다.

송 사장은 전기차 시장에 걸림돌로 작용했던 부정적 요소보다는 장점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송 사장은 “국내 전기차 이용에 대한 인식이 제한된 주행거리나 충전인프라 부족 등 부정적 측면에서 전기차 특유의 정숙감과 제동력 등의 장점은 물론이고 친환경차라는 자부심을 느끼는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프랑스 오토리브처럼 대규모의 차량을 운영할 수 없다면 친환경 장점을 부각시켜 시장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에버온이 실시한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예상과 달리 경제성이나 차량 대여 편리성보다는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에서 전기차를 이용한다는 고객이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택시비와 일반 내연기관차 연료비보다 뛰어난 경제성을 꼽았다.

이에 최초 고객 유치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재이용률이 높은 만큼 전기차 이용경험을 통해 장점을 확산시키겠다는 이유에서다.

송 사장은 “최근 1년여 간의 이용패턴을 분석한 결과 재이용고객이 80%를 훨씬 넘었다”며 “서울·수도권 전철역 위주의 거점(시티존)을 확보하면서 티머니 교통카드 연계와 강력한 혜택의 회원 등급제 등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버온은 내년까지 서울·수도권 전철역 300곳을 대상으로 시티존 확보에 나서는 한편, 국내 최초로 티머니 교통카드로 환승할인이 가능한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첫 사용 고객과 우수사용 고객에 강력한 혜택을 부여해 이용 확대를 부추길 계획이다. 친환경 자부심을 더욱 높이기 위해 이용 금액의 3%를 환경기금으로 기부하도록 할 예정이다.

송 사장은 전기차 셰어링뿐만 아니라, 전기차 민간 이용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정책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 셰어링용 차량뿐만 아니라, 전기차 이용이 점차 늘고 있지만 충전기가 포함된 전용 주차장이 턱 없이 부족한데다 장애인의 전기차 이용은 아예 불가능하다”며 “물질적인 보급정책보다는 국민 모두가 안심하고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