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410>디지털 사이니지

거리를 수놓은 전광판들은 언제나 우리의 시선을 압도합니다. 이전까지는 LED등을 일일이 포함시켜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집에서 사용하는 TV처럼 하나 또는 복수의 디스플레이 패널로 구성된 ‘디지털 사이니지’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강국답게 외부 오염으로부터 강한 내구성, 적은 전력소비,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기능도 사용할 수 있게 됐지요.

[대한민국 희망프로젝트]<410>디지털 사이니지

지난해까지 우리나라는 디지털 사이니지에 인색한 나라로 손꼽혔습니다. 도시 미관을 해치고 교통사고 위험을 유발한다는 이유 때문에 설치에 많은 제약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사이니지를 도시의 소통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사이니지를 ‘스마트 미디어’로 규정해 육성하기로 하면서 사이니지 시장에 대한 미래가 밝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Q:디지털 사이니지와 TV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A:두 가지 모두 ‘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합니다. 다만 TV와 달리 LCD, PDP, OLED 등 패널의 여러 종류 중 사이니지에는 LCD만 사용되고 있지요. PDP는 비싼 유지비와 두꺼운 두께 때문에 경쟁력을 잃었고 OLED는 생산량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비싸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이니지는 옥외에 노출되는 특성상 햇빛, 먼지, 비·바람 등 각종 유해물질로부터의 내구성 확보도 중요합니다. 강한 자외선이 내리쬐는 낮에도 선명하게 볼 수 있어야하지요. 하지만 일반 패널은 햇빛을 정면으로 맞으면 ‘흑화’라는 손상을 입게 됩니다. 화면이 까맣게 타서 쓸 수 없게 되는 현상으로 장기간 외부에서 사용되는 사이니지에는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사이니지 제조업체들은 화질뿐만 아니라 ‘강한 내구성’을 제1 순위로 내겁니다. 세로로 세우는 경우도 많아 중력에 의한 화면의 쓸림 현상도 막아야하는 등 요구사항이 TV보다 훨씬 민감합니다. 세계 사이니지 시장 1~2위를 나란히 차지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이를 인식해 사이니지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지요.

Q:사이니지 시장이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편리한 친환경 매체로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종이 또는 필름형 광고판과 달리 내용이 바뀔 때마다 갈아 끼우고 기존 것을 버리는 불편함 없이 컴퓨터에 동영상을 바꿔 틀듯 광고 파일만 원하는 대로 고르면 되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세계적으로 차세대 광고판으로서 교체 수요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PQ미디어의 글로벌 디지털 아웃 오브 홈 미디어 포캐스트 보고서도 지난해 102억달러였던 세계 사이니지 시장 규모는 올해 116억달러를 거쳐 2017년 15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지요. 특히 경제규모가 성장하는 아시아·태평양권에서는 지난해 44억달러였던 것이 같은 기간 72억달러로 치솟아 사이니지 업체들의 각축장이 될 전망입니다.

국내에서도 기존 3색 도트(dot)형 전광판을 쓰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공공부문에서의 수요도 늘고 있으며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와 삼성동 코엑스 등 신규 복합상업공간에서도 설치 수요가 잇따르고 있는 등 사이니지가 21세기 광고판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입니다.

Q:사이니지와 관련된 산업은 어떤 것이 있나요?

A:사이니지는 단순한 ‘전광판 기계’가 아닙니다. 광고, 콘텐츠, 소프트웨어 등 사이니지에 실을 영상을 만드는 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방송통신위원회가 2012년 조사한 ‘스마트사이니지 산업 시장 현황’에 따르면 전체 ‘사이니지 업계’의 사업영역 중 디스플레이가 25%, 하드웨어가 22%를 차지해 47%에 머물렀습니다. 오히려 광고사업에서 20%가 나왔고, 사이니지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에서 13%, 광고·콘텐츠에서 11%, 설치·운영에서 9%가 나오는 등 서비스 관련 무형재가 53%를 차지했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삼성그룹의 제일기획, LG그룹의 HS애드, 현대차그룹의 이노션, 롯데그룹의 대홍기획 등 광고 기획사들에서 사이니지 관련 광고 상품 기획이 잇따르고 있으며 CJ그룹의 CJ파워캐스트와 KT 등에서는 사이니지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지요. 대부분의 콘텐츠가 동영상으로 채워지니 기존 사진 매체보다 더 많은 경제효과 창출도 기대됩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디지털 사이니지 혁명’ 나카무라 이치야, 이시도 나나코 지음. 한석주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두 저자는 사이니지 강국 일본의 스마트 미디어 전문가로서 민간과 정부에서 관련 산업과 정책을 포괄한 경험을 갖고 있다.이들은 책에서 디지털 사이니지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으며 어떤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가를 고찰한다. 야외나 가게 앞, 공공장소나 교통기관 등 여러 장소 걸맞은 사이니지 활용 사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네트워크와 연결해 정보를 전달하는 미래형 시스템까지 내다본다. 실제 일본 기업들의 활용 사례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미국, 유럽, 중국의 사정도 함께 점검했다.

◇‘스마트미디어로 진화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실태와 전망’ CHO Alliance 편집부 지음. CHO Alliance 펴냄.

사이니지를 ‘스마트 미디어’로 육성하려는 최근의 국내외 디지털 사이니지 주요 시장별 동향과 신규 사업모델, 유형별 개발 사례 등을 정리 분석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진행 중인 디지털사이니지 관련분야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기술개발 방향성도 다뤘다. 특히 디지털 사이니지의 핵심 기반 기술인 통신기술(5G, 비콘, NFC 등) 동향 및 적용사례와 함께, 실감 UI·UX 인터렉티브 관련 기술인 가상현실, 생체인식, 모션인식 등 유망 기술 동향 및 활용사례와 전망에 대해서도 다뤘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