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인텔코리아 이희성 대표

“인텔은 모든 기술의 근간을 이루는 기반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같은 새로운 기술·비즈니스나 구글·페이스북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회사들이 모두 인텔의 기술을 사용합니다. 앞으로도 인텔의 기술 가치를 더 알려나가고 싶습니다.”

[이사람]인텔코리아 이희성 대표

이희성 인텔코리아 대표는 올해 취임 10주년을 맞았다. 경쟁이 치열하고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기업의 해외법인 수장 자리를 강산이 한번 바뀌는 세월 동안 지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 대표는 인텔이 좋은 성과를 내는 프로세서 사업은 물론이고 쓴 맛을 봐야 했던 네트워킹·통신 분야 사업, 새롭게 도전한 모바일 사업까지 지난 24년간 인텔에서 근무하며 성장 과정을 함께 해왔다.

인텔은 핵심 사업인 프로세서 부문에서 기술 리더십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새롭게 도전한 분야에서는 여러 차례 실패하는 쓴 맛도 봤다. 그는 “스위치, 라우터 등 통신 사업에 도전한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에 좋은 성과를 냈다면 지금보다 더 높은 입지의 회사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며 회상했다.

이 대표는 “하지만 구글, 페이스북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업들이 모두 인텔의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하듯 인텔은 여전히 세계적인 기술 리더십을 보유한 회사”라며 “앞으로도 인텔이 모든 기술의 근간을 이루는 리딩 기업이라는 점을 더 많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인텔은 실패를 반복해도 꾸준히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는 노력을 했다.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모바일 분야도 인텔이 정복해야 할 새로운 시장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인텔의 모바일 사업은 기술적 가능 여부가 아니라 우수한 아키텍처를 비용 효율적으로 제공하는지에 달렸다”며 “기술력은 이미 경쟁사 수준과 비슷해졌으며 로우엔드에 이어 하이엔드 시장까지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텔의 반도체 기술 리더십에 강한 자신감을 표했다. 올해 50주년을 맞은 ‘무어의 법칙’이 앞으로도 세계 반도체 시장의 대표 이론으로 지켜져 나갈 것으로 봤다.

그는 “새로운 재료와 소재를 사용하고 설계·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등 치열한 노력으로 무어의 법칙을 지켜내는 것이 결국 시장 리더십을 지켜내는 것과 같다”며 “이제는 기술 가능성의 문제를 넘어 투자 효율을 높이면서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는 도전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계적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려면 시장을 움직이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디스플레이 같은 특정 산업 영역에서는 한국 기업이 정말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했고 시장 판단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시장을 만들고 싶은 기업과 시장을 쫓아가고 싶은 기업이 있는데 선도 기업이 되려면 시장을 만들고 예측하고 주도해 나가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아쉬움을 동시에 보였다. 그는 “지난해 투자할만한 몇 개 기업을 본사에 추천했는 데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며 “뛰어난 기술이 전부가 아니라 그 기술로 시장을 만드는 노력과 비용까지 감안해 시장 가능성을 연구하는 부분이 국내 기업들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