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성연국 ESS테크놀로지코리아 사장

“스마트폰 업체들이 1센트라도 원가를 줄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어요. 중국 업체들이 원가에 가장 민감하죠. 그런데 중국 업체들이 고성능 오디오칩에는 투자하고 있어요. 왜 일까요.”

[이사람]성연국 ESS테크놀로지코리아 사장

성연국 ESS테크놀로지코리아 사장은 스마트폰 성능 경쟁이 오디오로 귀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 성능 경쟁은 초기 운용체계(OS)에 이어 반도체·디스플레이로 이어졌고 지금은 업체마다 외관 소재(메탈)와 얇은 두께를 뽐내고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오디오 경쟁이 시작됐다. 특이하게도 스마트폰 오디오 성능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바로 중국이다. 샤오미·ZTE·화웨이 등 10대 중국 스마트폰 업체 중 8개 기업이 ESS테크놀로지의 고성능 오디오 칩을 쓰고 있다.

고급 헤드세트·이어폰 등 액세서리가 보급되면서 스마트폰에서도 고급 음원을 듣고 싶어하는 젊은 소비층이 늘어난 덕분이다. 고급 음원을 스트리밍해주는 서비스 업체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액세서리 오디오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음악을 송출하는 스마트폰 오디오 성능이 받쳐주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ESS테크놀로지는 데크·홈 시어터 등 오디오 주변기기 시장에서 벗어나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시장을 정조준했다.

그러나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은 원가 상승을 이유로 고성능 오디오 칩을 쓰기보다는 기존 코덱 칩을 채택하는 추세다. 이 같은 국내 업체들의 관행을 깨뜨리는 게 성 사장의 최대 과제다.

성 사장은 지난 2002년 ESS테크놀로지코리아 설립 때 초대 사장을 맡은 이후 14년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는 유례없는 기회를 맞았다. 고성능 오디오 칩을 국내 스마트폰에 처음 적용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고성능 오디오 칩이 적용될 시대가 올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우리 회사가 연구개발(R&D) 측면에서 다소 늦은 감이 있어요. 자신 있는 제품이 개발된 만큼 올해 ESS테크놀로지코리아의 모든 역량을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그는 현재 고급·특화 모델에만 쓰이는 고성능 오디오 칩이 향후에는 범용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ESS테크놀로지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 법인의 역할을 키우고 있다. 한국 시장 특성상 신속한 기술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본사 핵심 엔지니어들이 한국 스마트폰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베이징 연구소에 있는 30여명의 소프트웨어 연구원들도 한국 법인을 후방 지원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ESS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자체 연구개발도 진행할 방침이다.

“같은 아파트라도 조망권이 있으면 몇 천만원 프리미엄이 붙어요. 스마트폰 시장이 1센트 원가 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가치를 줄 수 있는 부품에는 투자해야 마땅하죠. 우리나라 스마트폰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우리 회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