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특허청장과 신뢰

[관망경]특허청장과 신뢰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않는 사람은 신뢰받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중국 춘추시대 살았던 노자는 “남을 믿지 않는 자는 남의 믿음도 얻지 못한다”고 했다.

조직에서 신뢰는 더 중요하다. 혼자 해 낼 수 있는 일이 있고, 신뢰를 바탕으로 여럿이 해야만 성과가 나오는 일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최동규 특허청장의 직원에 대한 ‘절대 신뢰’가 화제다. 매주 진행하는 간부회의를 격주로 바꿨다. 믿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최 청장은 지난 한 달간 정신없이 보냈다. 2개월 남짓한 기관장 공백 사태를 한꺼번에 만회라도 하듯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 내부 평가다.

취임 후 가장 먼저 챙긴 일은 5월 19일로 예정된 ‘발명의 날 50주년 기념 행사’였다. 자칫 기관장 없이 치를 뻔했지만 큰 위기를 넘겼다.

발명의 날 기념행사가 끝나자마자 최 청장은 중국으로 날아갔다. 20일부터 22일까지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서 열리는 세계 5대 특허청(IP5)청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회의에서 최 청장은 그간 IP5 협력 사업 진행경과를 점검하고 협력 추진 방안을 협의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틈틈이 조용한 변화도 이끌어냈다. 청장 주재로 매주 월요일에 진행됐던 간부회의를 격주로 바꿔 놓은 일이다. 특허청 역사상 간부회의를 격주로 진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선 국·과장을 전폭적으로 신뢰하지 않고서는 쉽지 않은 조치다.

간부 반응은 호의적이다. 그만큼 믿어주고 자율권을 줬으니 책임감을 갖고 더 잘 해야겠다는 반응이다. 이런 일이 처음이라 일부에서는 파격적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격주 간부 회의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그가 2000명에 달하는 구성원을 어떻게 보듬으며 당면 현안을 풀어갈지 자못 궁금하다.

신선미 전국팀 부장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