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효시(嚆矢)

[관망경]효시(嚆矢)

옛날 전쟁터에서 지휘관이 공격 등 군사 행동 시작을 알리기 위해 쏘는 화살을 효시라 했다.

이 때문에 효시라는 단어는 처음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어떤 중요한 일의 시작을 가리킬 때도 쓰인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사업자 간 재송신료 등 분쟁을 중재할 협의체를 구성한다. 하지만 지상파방송사가 당초 예고한 것처럼 협의체 구성을 위한 첫 회의에 불참하는 등 출발 자체가 순조롭지 못한 모양이다.

‘반쪽짜리’라는 비아냥이 제기되는가 하면, 일각에선 지난해 12월 방통위가 협의체 구성을 추진할 당시에도 지상파 방송사가 불참해 유야무야됐다며 이전과 다를 게 없을 것이라며 속단하고 있다.

분명한 건 미래부·방통위 의지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현재 갈등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참여하지 않는 사업자는 배제하고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양 부처는 지상파 방송사 불참에 따른 대안도 마련하는 등 협의체 구성을 강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협의체 구성과 이후 논의를 예단할 수 없지만 미래부·방통위의 확고한 의지와 진정성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와 관련된 이슈는 주도하지 못하거나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온 미래부와 방통위로서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해 두 부처는 제조사 등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을 관철했다. 단통법 시행 이후 이통시장 구조가 이전과 다르게 변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래부·방통위가 합심해 만든 협의체가 방송시장 혁신의 효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