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이정표

[관망경]이정표

끝이 없을 것 같던 방송통신 사업자 간 결합상품 논쟁이 잠잠해졌다.

결합상품을 둘러싸고 방송통신 사업자 모두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한 만큼, 일단 처분을 기다려보자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결합상품 논란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발화되면 큰 불로 번질 수 있는 휘발성은 여전히 강력하다.

지난달로 예정된 방송통신위원회 가이드라인 발표가 늦어지자 이해관계자 간 갈등은 고조됐고, 억측과 뒷말도 횡행했다.

“방통위가 특정 사업자 이익만을 옹호하는 것이냐”부터 “결합상품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까지 막말(?) 수준 발언이 잇따랐다.

방송통신사업자는 조만간 결합상품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이라는 방송통신위원회를 재차 주목하고 있다. 방통위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한다고, 방송통신 사업자 간 결합상품 헤게모니 쟁탈전이 일단락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결합상품을 놓고 방송통신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방통위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방통위가 신중하게 고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분명한 건 정책을 실기하면 효과가 반감된다는 것이다. 결합상품 처방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방송통신 사업자 간 이해관계는 차치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시장 불확실성은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정표 제시다.

그동안 방송통신 사업자 간 갈등도 이정표가 없어 불거진 측면이 크다. 이정표가 없는 한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결합상품을 둘러싼 방송통신 사업자 간 갈등을 해결해야 할 방통위가 이정표를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는 말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