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 리포트] 스마트폰 속 택시는 치열한 전쟁 중

우버는 고용되거나 공유된 차량 운전기사와 승객을 모바일 앱으로 중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콜택시를 스마트폰 앱으로 옮겨 놓은 형태다. 일반 차량 소유자가 우버를 이용해 직접 승객을 받을 수 있다 보니 공유경제 첨병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지만 논란도 많다. 우버는 국내에도 진출했지만 택시업계와 마찰을 빚었던 일반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 엑스(X)’는 중단된 상태다. 현재는 고급형 리무진 서비스인 ‘우버 블랙’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시끌시끌했던 우버 논란은 우버 엑스 중단으로 일단락됐지만 그 이후 국내에는 우버처럼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르는 서비스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택시 앱 열풍이 불고 있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택시 앱 시장을 살펴봤다.

김태우 이버즈 기자 tk@ebuzz.co.kr, 황민교 이버즈 기자 min.h@ebuzz.co.kr

◇O2O 서비스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결(Online To Offline)’을 줄인 말이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옮겨간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온라인에서 요청하면 오프라인에서 해결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과거에는 TV나 신문에 광고를 내는 것이 주요 홍보 수단이었다면 현재는 인터넷에서 이런 홍보 활동이 주로 이뤄진다. 여기에 인터넷 상거래 등장으로 온라인이라는 가상 공간에 상점을 만들 수도 있게 됐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모든 행위를 인터넷 공간에 담을 수는 없다. 전체 상거래 시장에서 온라인은 그야말로 일부분이고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많은 거래가 일어난다. 2014년 국내 상거래 시장을 보면 오프라인 비중이 80%에 달하고 규모는 300조원에 이른다.

PC 시절에는 고정된 장소에서 인터넷을 하다 보니 온라인과 오프라인 접점을 만들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가 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어 다양한 접점이 생겼다. O2O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다. 특히 기존 오프라인 시장에 O2O가 진입할 수 있다 보니 기업에서는 군침을 흘릴 이유가 충분하다.

택시 앱은 O2O 대표 서비스다. 스마트폰에서 온라인에 접속해 택시를 부르면 오프라인에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택시 앱은 2015년 1월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택시를 내놓으면서 전쟁 서막을 열었으며 현재 열 개 이상 앱이 서비스되고 있다.

기업이 택시 앱에 우후죽순 진출한 이유는 간단하다. 2014년 기준으로 전국 택시 수는 25만대가량으로 거래 규모는 12조원에 이른다. 먹을 떡이 엄청나게 큰 셈이다.

◇긍정

국내에 서비스되는 택시 앱 기본 구현 방식은 대동소이하다. 스마트폰에서 택시 앱을 실행하면 스마트폰 GPS를 이용해 현재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 준다. GPS는 오차가 생기기 때문에 위치가 정확하지 않으면 사용자가 직접 수정할 수 있다. 현재 위치는 출발지로 지정되고 목적지를 입력한 후 택시 부르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택시 기사는 스마트폰에서 전용 앱으로 승객 출발지와 목적지 정보를 받고, 태우겠다고 선택을 하게 되면 배차가 이뤄진다. 승객은 택시 앱으로 기사 사진, 이름, 차량 번호, 차종 등 정보와 함께 본인 위치와 택시 기사 위치가 지도에 나타난다.

직접 택시 앱을 사용해 봤다. 일단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택시를 탈 수 있다. 택시가 잘 오지 않는 곳에서도 터치 몇 번으로 택시를 부를 수 있다. 게다가 별도 콜 비용도 받지 않는다. 콜택시 기사는 콜당 500원을 콜센터에 내야 하고 승객은 시간대와 거리에 따라 기본 택시비에서 1000~2000원씩 추가 비용을 낸다. 하지만 현재 서비스되는 택시 앱 대부분은 무료다.

밤 늦게 택시를 이용하는 여성도 안심할 수 있다. 택시 기사가 호출에 응답하면 기사 정보가 승객에게 전달된다. 이렇게 전달된 정보는 안심 메시지 기능을 이용해 메신저나 문자로 가족이나 친구에게 전송할 수 있다. 우버 선호 이유 중 하나가 안전한 운송 서비스인데, 택시 앱이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택시 대부분은 배회형 영업을 한다. 그러다 보니 승객 없이 운행 중일 때가 근무 시간 절반 이상이다. 이런 점 때문에 택시 기사는 택시 앱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승객을 받고 영업 수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부정

편리한 점도 많지만 부정적 면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먼저 택시 앱에도 승차 거부가 존재한다. 승차 거부는 택시에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다. 언뜻 보면 택시 앱에서 승차거부가 일어날까 싶지만 승객 목적지를 미리 알 수 있으므로 원하지 않는 곳의 호출은 피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상황에 따라 택시 앱을 사용해도 택시를 잡지 못 하는 일이 생긴다.

오전 출근 시간대나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새벽 등에는 승객이 많을 때이기에 택시 기사는 굳이 앱으로 손님을 받지 않아도 된다. 또 단거리보다 장거리를 선호하기에 승객이 많은 시간대에는 목적지가 가까운 호출은 성공하기 어렵다. 택시 기사가 호출에 응답하지 않기 때문이다. 승객이 없는 낮 시간대에는 한 명의 손님이라도 더 받으려 호출에 응답하는 택시가 많지만 반대일 때에는 기사가 오히려 승객을 가려 받는 셈이다. 택시 앱을 사용하는 큰 이유가 택시를 잡기 곤란한 상황이어서 일 텐데 택시를 부를 수 없는 일도 생기는 것이다.

기사 쪽에서는 택시 앱이 영업 수익률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심심치않게 나온다. 승객이 많아도 필요한 운행 시간은 정해져 있으므로 택시 앱을 쓴다고 승객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게다가 현재 콜 비용이 무료다 보니 이를 받을 수도 없다.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택시 앱은 개인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다. 승객 이용 기록을 택시 앱 회사가 관리하며 생활 반경, 패턴 등이 고스란히 수집된다.

수익 모델이 없다는 점도 다소 우려스럽다. 현재는 서비스 초창기이고 인지도와 사용자 확보 등 이유로 대부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운영하려면 수익 모델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추후에는 콜 비용을 유료화할 가능성도 있다.

편의성 측면에서는 택시 앱에서 결제가 바로 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우버는 신용카드를 등록해 놓으면 차량 호출부터 결제까지 모든 과정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국내 택시 앱에도 이런 기능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택시 앱 비교

이지택시

[컨슈머 리포트] 스마트폰 속 택시는 치열한 전쟁 중

이지택시는 원조격 택시 앱으로 지난 2012년 11월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 자타공인 글로벌 택시 서비스다. 장소가 국내로 한정된 다른 서비스와 달리 30여개 국가와 170여개 도시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예컨대 회사 업무차 싱가포르 출장을 갈 때 현지 앱을 깔 필요 없이 택시를 부르는 게 가능하다.

GPS로 출발지를 설정한 뒤 결제수단, 택시타입, 팁 여부 등을 결정하면 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 택시 탑승 뒤 ‘실시간 택시 추적 기능’을 이용하면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살필 수 있다. 초행길 걱정을 자연스럽게 덜어준다.

미리 저장된 ‘OK’ ‘5분만 기다려주세요’ ‘가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중입니다’ ‘전화해주세요’ 등 무료 메시지를 기사에게 보낼 수 있다. 전화를 거는 것도 가능하다.

리모택시

[컨슈머 리포트] 스마트폰 속 택시는 치열한 전쟁 중

리모택시는 지난 2월 국내에 상륙했다. 2014년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아 설립됐다.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일단 휴대폰 번호, 닉네임, 이메일 주소, 비밀번호 등을 입력해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현재 위치가 파악되면 주변에 있는 리모택시 가입 차량이 지도상에 뜬다. 검색조건 버튼으로 택시 종류와 결제수단을 결정할 수 있다.

택시 아이콘을 누르면 기사 얼굴을 비롯해 별점, 차량 모델 등이 나타난다. 앞서 서비스를 이용한 사용자 리뷰도 살펴볼 수 있어 더욱 안심이다. 마음에 들면 택시 요청을 누르면 된다.

특이한 점은 탑승할 때마다 300원씩 포인트가 적립된다는 점이다. 이렇게 적립된 포인트가 3만원 이상이면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 별도 앱 설치 없이 주변인이 이동 경로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카카오택시

[컨슈머 리포트] 스마트폰 속 택시는 치열한 전쟁 중

다음카카오 카카오택시는 올해 3월 말 출시한 서비스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해 잠재 이용자를 다수 확보하는 한편 서비스 편의성을 높였다.

카카오 택시 앱은 기존 카카오톡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다. 입력해야 할 정보는 휴대폰 번호와 목적지, 택시 유형이다. 현재 위치는 GPS를 켜면 자동으로 지정한다. 호출하기 버튼을 누르고 조금 기다리면 예약 확정된 택시 위치가 지도상에 나타난다. 이때 기사에게 전화나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눈여겨볼 부분은 ‘카카오택시 안심 메시지’ 기능이다. 흉흉한 사건 탓에 새벽 시간 택시 이용은 주변에 걱정을 끼치기 일쑤다. 안심 메시지는 출발시각 및 예상 소요시간, 택시 정보 등을 카카오톡 친구에게 전달한다.

T맵 택시

[컨슈머 리포트] 스마트폰 속 택시는 치열한 전쟁 중

SK플래닛 T맵 택시는 가장 최근 서비스를 시작했다. 1800만명이라는 방대한 가입자를 보유한 ‘나비콜’과의 연계를 내세워 빠른 속도로 시장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GPS를 켜두었다면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승차지가 입력된다. 목적지까지 정하면 예상 택시 비용이 화면에 나타난다. 예약 완료가 이루어지면 택시 기사 위치와 도착까지 남은 시간을 알 수 있다.

카카오톡 안심 메시지와 유사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안심귀가 버튼을 이용하면 미리 설정해둔 보호자에게 승하차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스마트폰 분실을 막는 ‘휴대전화 분실방지 알림’ 기능도 인상적이다. 승객뿐만 아니라 기사 편의성도 신경 썼다. 차고지 방향 및 귀로 우선 배차 기능이 추가돼 최적 동선을 찾아준다.

김태우기자 tk@ebuzz.co.kr, 황민교기자 min.h@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