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현장실습

[프리즘]현장실습

‘현장실습’은 산업체 현장 업무를 결합한 산학협력 교육의 하나다. 졸업을 앞둔 학생이 산업 현장에 나가 실무를 경험하고, 이를 토대로 청년 취업 활성화를 도모하는 취지다.

최근 현장실습을 바라보는 재학생과 대학, 산업계 간에 인식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취업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현장실습 횟수와 기간이 늘어나 ‘교육’도 ‘일’도 아닌 것처럼 돼 버렸기 때문이다.

현장실습을 방학 때 1~2주 산업 현장에서 진행하는 체험형 실습을 일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은 이제 별로 없다. ‘인턴’이라는 이름으로, 짧게는 1~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기업체로 출퇴근하며 업체 직원처럼 생활하는 장기 현장실습이 이어지고 있다. 학생은 물론이고 공간을 제공하는 기업, 이를 관리하는 대학 모두 달라진 현장실습 상황에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다.

사실 관계를 따져보면 이렇다. 학생은 교육비로 대학에 등록금을 냈지만 교육은 기업체에서 받는다. 교육비는 학교에 내고 교육은 기업이 하는 모양새다.

기업에서는 어떨까. 원치 않는 현장실습 기업으로 참여해 학생을 아르바이트생처럼 부려 먹는다거나 최저 임금이라도 지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외부 시각이 부담스럽다. 정직원도 아닌데 수습사원 교육하듯 일을 가르쳐야 한다. 기업은 제품을 생산하고 돈을 버는 곳이지 교육을 하는 학원이 아니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대학은 대학대로 등록금을 낸 학생 현장실습에서 어떤 교육적 역할을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한다. 산학협력 확산, 청년 취업률 향상,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에 급급해 현장실습의 양적 확대에만 치우친 결과다.

해법은 결국 현장실습 학생에게 있다. 실습을 거친 학생이 사회에 진출할 때 필요한 여러 ‘실무경험’을 ‘교육적’으로 채워 줄 수 있는 현장실습이어야 한다.

정부와 대학, 산업계의 적극적 협력으로 학생들에게 현장실습이 고된 노역이 아닌, 산학협력의 성공적 교육 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