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100개 상장사 앞둔 코넥스, 갈 길은 멀다

[프리즘]100개 상장사 앞둔 코넥스, 갈 길은 멀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초기 중소기업만 상장 가능한 특화 시장이 있다. 2013년 7월 문을 연 코넥스 시장이다.

21개 기업이 첫 거래를 시작한 코넥스시장이 어느 덧 100개 상장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2년 4개월여 만에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하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코넥스시장은 중소기업 자금 조달이 주식발행을 통한 직접금융보다 은행대출에 편중된 현실 타개와 코스닥과 프리보드 시장 기능 회복을 위해 문을 열었다. 코스닥시장이 성숙한 중소기업 위주로 성장하면서 설자리를 잃은 초기 중소기업을 보듬을 새로운 시장 조직이 필요했던 것이다.

올해만 31개사가 새로 상장한 코넥스시장은 들어오는 수만큼 코스닥으로 이전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베셀, 엑시콘 등 세 곳이 이전했고 현재 아홉 곳이 이전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이 모두 코스닥으로 가면 지난해 갑절이 이전 상장한다.

29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앞줄 왼쪽 다섯번째부터) 이상산 ? 이진수 핸디소프트 대표, 다산네트웍스 남민우 회장 및 임직원들이 코넥스 상장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9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앞줄 왼쪽 다섯번째부터) 이상산 ? 이진수 핸디소프트 대표, 다산네트웍스 남민우 회장 및 임직원들이 코넥스 상장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코넥스는 설립 때부터 ‘코스닥으로 가는 관문’으로 주목받았다.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공시 관련 부담 등 규제를 대폭 줄여줬고 코스닥으로 이전을 원하는 기업에는 심사요건 등에서 각종 특례를 부여했다.

하지만 성장 속도에 비해 투자자나 시장 반응은 온도차가 난다. 규모가 작아 글로벌 경기 악화 영향에 취약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줄고 있다. 여전히 개인투자자에겐 진입장벽이 높다. 100개 기업이 거래되는 자본시장치고는 관심도 떨어진다.

코넥스기업 관계자는 거래가 한산하고 관심도 적어 놀랐다는 말을 자주 한다. 기업은 안정적 투자금을 받으려면 빨리 코스닥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푸념도 한다.

코넥스 시장을 키우려면 독립된 시장으로서 기능을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100개사 상장을 앞두고 독립된 지수를 만들고 개인투자자 진입 요건도 완화해 자본 선순환이 이뤄지는 구조를 정착시키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