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산책]정부 연구개발 투자의 뉴노멀 시대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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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정책연구소장
<이장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정책연구소장>

정부 연구개발(R&D) 투자에 경고등이 켜졌다. 국회에 제출한 2016년도 정부 연구개발 예산안은 18조9363억원으로 올해보다 불과 0.2% 증가에 그쳤다. 최근 10년간 평균 증가율 9.3%와 비교할 때 턱없이 낮은 증가율이다. 지난해 연구개발 예산 증가율 6.4%와 비교해도 매우 낮다.

문제는 2016년도 연구개발예산 증가율이 한 해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국가 경제성장률과 향후 예상치를 고려하고 복지 재정 확대 추이를 감안할 때 국가 재정 상태가 현재보다 나아질 것 같지 않다. 과거에는 어려운 재정상황에서도 미래 성장동력 발굴, 산업경쟁력 향상, 공공기술 확보, 과학기술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부 연구개발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그러나 대내외 경제와 재정 상황을 살펴볼 때 이제는 정부 연구개발 투자는 당분간 과거와 같은 추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예산 당국인 기획재정부는 지속적으로 GDP 대비 적정 정부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산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총요소생산성(TFP)으로 대표되는 경제성장 기여도를 연구개발 투자로 높이고자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 온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예산 당국 시각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해 5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표된 정부 R&D 혁신방안이었다. DRAM과 CDMA를 이어갈 대박기술이 2000년 이후 나타나지 않은 현실과 출연연과 대학 등 기관에서 나타나는 괄목할 만한 연구성과 부족 등이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정부 연구개발 투자 시야가 장기에서 현장 문제 해결이라는 단기로 전환됐던 결과가 정부 R&D 혁신방안이다. 이런 시기에 정부는 물론이고 과학기술계는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고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이를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개발 조세감면 제도 적절한 활용이다. 2014년 조세감면 규모는 잠정치로 3조1000억원 규모다. 민간 연구개발 투자에 유인 효과가 큰 조세감면 제도는 정부 연구개발 투자를 보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장치라 할 수 있다.

둘째, 외국 연구개발 재원 유입 확대 노력이다. 외국재원 국내 유입 규모는 2014년 현재 4500억원 규모로 총 연구개발 투자의 0.7%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식 재산권 유출 등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국내 연구개발 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킬 수 있는 기회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관련 규제를 없애고 이를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

셋째, 정부연구개발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이다. 기초와 원천연구 비중을 높이고 개발연구 비중을 감소시켜 나가야 한다. 2014년 정부 연구개발 투자에서 개발 비중은 41.5% 수준으로 매우 높다. 단기보다는 장기 연구 비중을 높이고 단독보다는 협력연구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넷째, 연구개발 사업과 과제 평가방식 변화와 기획 과정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정부 예산이 효과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성격에 적합한 평가기법과 방식 도입이 중요하다. 연구개발 단계와 성격, 목적에 적합한 평가와 이를 반영하는 피드백 과정에서 실질적인 성과 도출·제고를 추구해야 한다. 기획과정 강화는 더욱 중요하며 분산된 국가 기획역량을 결집해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활용이 필요하다.

다섯째, 산업계 연구자금을 출연연 및 대학 등으로 유입하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2014년 민간 부문은 총 연구개발 투자로 75.3%를 투입하고 78.2%를 사용했다. 우수한 전문인력을 절대적으로 많이 보유한 대학과 출연연 노력에 따라 많은 민간부문 연구비 유입이 가능하다.

여섯째, 연구비 사용 항목 간 유연성 제고와 연구 인센티브 확대다. 연구과제 원가 계산이 매우 어려우므로 연구 성과 제고를 위한 연구비 사용 유연성을 연구자나 주관기관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 연구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 활성화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우선순위와 생산성이 낮은 사업이나 과제는 과감하게 중단하고 연구 원가 절감 노력을 해야 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도입한 저예산 연구개발 방식 도입과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

2016년도 정부 연구개발예산안은 국회를 거쳐 다소 증가할 가능이 있다. 하지만 현재 추세라면 정부 연구개발 투자 비중은 국가 총투자 대비 24.0%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주요 선진국 정부투자 비중은 30% 이상이다. 그 이유를 되새겨 볼 시기다. 정부 연구개발 투자는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새로운 시기에 연구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연구환경 조성이라는 사실에 정부는 주목했으면 한다.

이장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정책연구소장, jjlee@kof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