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SW 불공정 모니터링

언제부터인지 모른다. ‘모니터링’은 우리말처럼 흔히 쓰인다. 특정 제품이나 방송 프로그램 등을 확인해 평가하거나 의견을 내는 행위를 모니터링이라 일컫는다.

단순 평가를 넘어 감시한다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이때는 긍정적 사례를 발굴하기 보다 부정적 사례를 적발하는 의미가 강하다. 지난해 말 출범한 민관합동 소프트웨어(SW) 불공정 행위 모니터링단이 이에 해당한다.

SW모니터링단은 말 그대로 SW 시장에서 벌어지는 불공정 행위를 찾아내는 곳이다. 업계 종사자로부터 불공정 행위 제보를 받는다. 직접 현장을 다니며 사례를 듣기도 한다.

출범 후 1년간 170건이 넘는 제보·의견을 접수했다고 한다. 얼추 계산해도 한 주에 3건 이상 불공정 행위가 포착된 셈이다. 하도급 계약 위반에서 수·발주 분쟁,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이르기까지 사례도 다양하다. 민간과 공공 구분 없이 이른바 발주기관 ‘갑질’이 끊이지 않았다.

불공정 행위는 우리나라 SW 시장 고질적 병폐다. 끊으려 해도 계속 나타난다. 이쯤 되면 모니터링에 잘 나타나지 않을만한데 쉽게 탐지된다. SW모니터링단이 제보 받은 불공정 행위를 관리하는데 인력이 모자랄 정도라니 더 말할 게 없다. 넘치는 SW 시장 불공정 행위가 SW 산업 나아가 SW 중심사회 구현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은 명확하다. 불공정 행위를 최소화하는데 정부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발주기관 스스로도 건전한 SW 시장 구현을 위한 자정 노력에 힘써야 한다.

새해에도 SW 시장 불공정행위 모니터링이 계속 이어질 텐데 결과가 궁금하다. 내년 이 맘 때 올해와 비교해 불공정 행위 제보가 급감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을까. ‘SW 모니터링단, 불공정 행위 적발 실적 없어 해체’라는 파격적 뉴스도 기대해본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