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두 얼굴의 중국

[프리즘]두 얼굴의 중국

조선 선조는 청나라를 오랑캐라 부르며 무시했다. 그 정서가 이어져 지금도 많은 국민이 중국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 관광지에서 중국인 단체 여행객을 만나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 듯한 그들의 큰 목소리에 놀라고, 단체로 무단횡단을 하거나 길에 침을 뱉는 등 법규를 지키지 않는 모습에 또 놀란다. 수시로 보도되는 중국 어선의 영해 침범 뉴스를 보면서 국제법도 모른 체하는 그들의 모습에 화가 날 때도 있다.

하지만 ‘CES’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등 국제 전시회에서 만나는 중국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전시장 곳곳에 하이얼, TCL, ZTE 등 중국 대기업 부스가 자리한다.

[프리즘]두 얼굴의 중국

올해 CES에서는 세계 최대 드론 기업으로 성장한 DJI 부스에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개별 부스가 있는 전시공간에도 중국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선전, 광저우 등에서 온 기술기업들은 첨단 제품 제조 기술을 들고 바이어를 기다렸다.

국제 전시회에서 보여주는 모습처럼 이미 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심축으로 성장했다. 경제력으로는 미국과 함께 양강을 구축했다. 산업적으로도 TCL이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 있고, 하이얼이 GE를 인수할 정도로 성장했다.

TCL, 하이얼, 샤오미 등 중국 TV 제조사가 국내 시장 공략한다. 제품이 금새 품절될 정도로 구매가 활발하다. 일부는 중국 제품을 왜 쓰냐고 반문한다. 중국과 중국 제품을 무시하는 경향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드론쇼코리아 전시장내 DJI 부스
드론쇼코리아 전시장내 DJI 부스

연암 박지원 선생은 저서 ‘열하일기’에서 “우리가 강해지려기 위해 오랑캐에게라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암 말대로 우리나라는 지금 중국 경제력과 기술력을 압도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무시하는 것은 우리가 충분히 강해진 뒤에 해도 늦지 않다.

전자자동차산업부 차장·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