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산책]치매 극복을 위한 온사이트(On-site) 융합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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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산책]치매 극복을 위한 온사이트(On-site) 융합 연구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 1위는 무엇일까. 바로 치매(알츠하이머병)다.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치매환자가 증가 추세에 있다. 2015년 현재 약 65만명의 환자가 치매로 고통 받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10%에 육박하는 수치다. 2030년께에는 약 120만명의 환자가 치매에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족을 포함한 치매 고통 인구는 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치매환자 증가로 의료비·조호비 등 국가의 총 치매비용은 38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수명과 건강수명 간 차이로 발생하는 치료 기간에 생산인구 감소로 발생하는 국가 생산성 저하와 같은 사회 문제까지 비용으로 고려한다면 총 치매 비용은 이보다 더 클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종합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알츠하이머병 책임법 등 치매 관리와 대응을 위한 제도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치매 관련 진단, 치료, 예방을 위한 연구뿐만 아니라 조호의 질과 효율성 향상 등 토털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한 각 분야 전문가들로 하여금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는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그 결과 치매DTC(Diagnosis/Treatment/Care)융합연구단이 출범했다. 치매DTC융합연구단은 치매 극복을 위한 미래선도형 융합연구단으로, 치매 조기 예측을 비롯해 치료 및 환자케어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주관 기관으로 하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참여 연구진이 1~2 단계 총 6년간 주관 기관에 집결해 연구를 진행한다. 융합연구단은 각 기관이 보유한 핵심 기술과 인프라를 공유한다.

인적 자원, 아이디어와 정보 교류, 삼성의료원·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의 임상 적용 결과 활용, 와이브레인·동아쏘시오홀딩스·동아ST·로보로보·퓨처로봇 등 기업의 경제성 분석과 실용화 전략 공동 추진을 진행한다. 진단, 치료와 케어 기술 개발 효율성을 높여 2021년까지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상용화 가능한 연구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치매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초기에는 주관 인지장애부터 시작해 약한 정도의 인지장애, 중증 고도 치매로 진행된다. 대부분 환자가 약한 정도의 인지장애가 발생하면 진단을 받고, 그 이후 평균 9.3년 정도 생존한다.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면 조기 치료와 적절한 의학 조치로 인지 기능 유지와 치매 악화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치매환자뿐만 아니라 환자 가족 모두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치매는 조기진단뿐만 아니라 진단 후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치매치료제는 증상 완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좀 더 근원적인 치매치료제 개발 연구를 위해서는 치매의 원인이 되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을 제거해 줘야 한다.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한 약물 대부분이 임상시험에서 좋지 못한 결과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타우 단백질 올리고머가 퇴행성 뇌질환과 신경 독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타우 단백질의 응집을 억제하는 메커니즘과 비(非)신경세포를 타깃으로 한 전 임상, 임상 진입 후보 물질 도출을 목표로 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치매는 조기 예측과 적절한 케어가 매우 중요하다. 우선 조기 예측 기술 개발과 관련해서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한 치매 환자의 뇌파, 시선, 자세 등 신경 퇴화 기전과 관련된 생체신호를 분석한다.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기반의 예측 모델을 개발, 환자 적용 및 검증으로 2021년까지 치매 조기 예측 시스템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 케어 로봇 개발은 24시간 모니터링으로 응급 상황을 보호자에게 알리고 인지재활 훈련을 해 줄 수 있어 환자 케어의 질과 효율성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KIST 치매DTC융합연구단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핵심 기술을 보유한 정부 출연 연구원의 전문가들이 한 장소에 모여 기술과 인프라뿐만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등 휴먼 네트워크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융합연구단의 연구 성과가 치매를 진단·평가하는 플랫폼으로 구현되고, 더 나아가 진단·치료·케어를 선도하는 세계적 통합 솔루션으로 제시돼 하루 빨리 치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배애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치매DTC융합연구단 단장, anpae@kis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