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고객중심 배송

이정선 GS샵 물류SCM 총괄
이정선 GS샵 물류SCM 총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매년 확장되고 있다. 상품 다양화, 간편 결제, 배송 서비스 향상 등 온라인 쇼핑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0년 12억건을 기록한 택배 물량은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에 따라 지난해 18억건으로 급증했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배송 서비스는 상품만큼 중요하다. 온라인 쇼핑은 오프라인과 달리 고객과 판매자가 비대면으로 거래하기 때문이다. 배송은 온라인 판매자와 고객이 만나는 유일한 접점이다. 주요 온라인 쇼핑 사업자가 최근 당일 배송, 총알 배송, 안전 배송 등으로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리는 이유다. 배송을 차별화하는 전략이다.

속도는 배송 서비스의 핵심이다. 몇 년 전에는 주문 이후 2~3일 안에 제품을 전달하면 성공 배송이라고 인식했다. 하지만 현재 이튿날 배송은 물론 당일 배송을 당연하게 여기는 시대가 열렸다. 각 사업자는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 조금이라도 빨리 배송하기 위해 힘을 쏟는다. 오토바이를 이용한 초고속 배송까지 등장하는 등 끝없는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다.

배송 정보도 중요하다. 언제 상품이 도착하는지, 누가 들고 오는지 상세한 내용을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GS샵은 최근 `라이브배송`으로 실시간 배송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택배 기사 사진과 위치를 안내, 안심하고 제품을 수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하지만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택배 수령자를 만날 수 없는 사례가 빈번해졌다. GS샵 고객도 둘 가운데 하나는 상품을 직접 받지 않는다. 경비실이나 이웃에게 위탁하거나 문 앞에 놓아 달라는 고객도 있다. 근처 편의점을 이용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

반면에 배송 속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소비자도 많다. 이들은 배송이 늦어지는 이유만 안내하면 기꺼이 기다림을 감수한다.

[전문가 기고]고객중심 배송

GS샵은 앞으로 고객 입장에서 다양한 질문을 던져 물류 시스템을 재정립할 계획이다. 다양한 배송 형태 가운데 어떤 서비스가 가장 좋다고 단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속도만 빠르다고 해서 무조건 서비스 품질이 좋다고도 할 수 없다.

GS샵은 빅데이터를 활용, 위탁 수령이 많은 지역과 대면 수령이 대부분인 주택가를 구분해 개인별 맞품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속한 배송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배송 속도를 최우선 조건으로 삼는다. 과도한 비용을 투자해 가며 획일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고객 입장에서 가장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전담 배송원도 확대한다. 이들은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한다. 항시 마주하는 택배기사는 각 고객의 요구를 한층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매자와 고객 모두 안심하고 제품과 배송 정보를 맡길 수 있다.

GS샵은 전담 배송원에게 대내외 상황을 고려한 적정 수준의 물량을 부여할 계획이다. 장기 근속자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 최근에는 업계 처음으로 직송관리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GS샵이 협력사가 고객에게 직접 배송하는 상품 배송과 반품까지 관리한다.
배송 서비스 인프라는 전자상거래 시장과 더불어 확충되고 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르고 관련 기술이 발달하면 드론 배송, 자율주행 로봇 배송 등도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조차 없는 서비스다. 하지만 고객 요청에 따라 택배 기사가 가정을 방문하는 일은 절대 변하지 않는 배송 트렌드로 남지 않을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정선 GS샵 물류SCM 총괄 mrsun@gssh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