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506>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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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시대에서 데이터센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인터넷이든 이동통신이든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가 꼭 필요하죠. 지금까지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역할을 하는 서버,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 트래픽을 전달하는 스위치 장비로 이뤄졌습니다. 각 장비는 자기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만 하면 됐습니다. 최근에는 이 모든 장비를 소프트웨어(SW)로 설계하고 제어하는 기술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바로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입니다.

Q:기존 데이터센터와 SDDC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A: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장비에서부터 차이가 있습니다. 기존 데이터센터에 설치하는 서버, 스토리지, 스위치는 각 장비마다 SW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일종의 운용체계(OS)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이 SW가 각각 장비 기능이 구현되도록 명령, 제어 합니다. 데이터센터를 만드려면 장비끼리 서로 연결하도록 내부 SW를 다시 설계하는 작업도 필요하죠.

SDDC는 각 장비에서 SW를 분리합니다. 하드웨어와 SW가 따로 설치된다고 보면 됩니다. 하드웨어 장비 전체를 중앙 SW에서 제어하고 관리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Q:SDDC는 어떻게 구축하나요.

A:SDDC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상화입니다. 가상머신(VM)이란 기술로 데이터센터 자체를 가상화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에 VM웨어 SW를 설치해 애플 맥OS나 리눅스를 설치하는 방식과 유사합니다. 데이터센터 내부에 또 다른 공간이 있다고 인식하게 하고 그 속에서 데이터센터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죠. 그래서 기존에 쓰던 서버, 스위치, 스토리지 대신 화이트박스(공기계)라는 장비를 쓸 수 있습니다. SW를 뺀 `깡통 장비`를 가상화해 다시 SW로 서버, 스위치, 스토리지 기능을 하게 만드는 셈입니다.

Q:SDDC는 어떤 장점이 있습니까.

A:일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SW가 이미 들어가 있는 서버, 스위치, 스토리지는 가격이 비쌉니다. 대신 화이트박스는 가격이 저렴하죠. 최근에는 중국 제조사들이 화이트박스 제품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규모의 경제로 가격이 더 저렴해지고 있죠. 데이터센터 운영자는 `깡통 장비`를 사와 SW를 따로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비싼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기 입맛에 맞게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지금까지 데이터센터 장비는 제조사에 따라 운영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정책`이라고 하는 부분입니다. 특정 제조사가 설계한 방식을 데이터센터에서 그대로 따라야했죠. 그래서 제조사(벤더)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SDDC는 SW로 데이터센터를 설계하기 때문에 운영자나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특정 서비스를 위해 많은 자원을 할당하거나 자원 할당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방식입니다. `맞춤형` 데이터센터라고도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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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SDDC는 어떤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까.

A:SDDC는 기존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통신 서비스입니다. 특히 통신 시장에서 SDDC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통신 장비는 스위치, 라우터, 기지국 등 독자적인 장비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능을 SW로 구현할 수 있게 되면서 SDDC가 통신 장비 역할도 담당할 수 있습니다.

이미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에서는 SDDC로 이동통신 환경을 만드는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통신장비 업체도 지금까지 생산했던 장비 대신 화이트박스로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깡통 장비를 가상화해 통신 장비처럼 기능을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통신사에서 SDDC를 활용하는 배경에는 5세대(5G) 통신과 사물인터넷(IoT)이 있습니다. 고속으로 트래픽을 처리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환경에 맞는 데이터센터가 필요하죠. 이미 언급했던 `맞춤형` 데이터센터가 이때 필요합니다.

Q:SDDC의 향후 전망은.

A:IDC에 따르면 SDDC가 경제효과가 약 6조2000억원 정도라고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만 말이죠. 기업은 3조원 규모로 데이터센터 장비 구매 비용과 전력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데이터센터 공간과 유지 보수 비용, 인건비 등 간접비까지 더하면 훨씬 더 비용 절감이 크다고 봅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이 SDDC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IDC 설문 조사를 보면 아시아태평양지역 기업 78%가 부분적으로 SDDC를 도입하는 과정에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규 시장을 창출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비용 절감이라는 큰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 데이터센터 뿐 아니라 클라우드 시장, 통신 시장까지 확대되면 SDDC 성장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통신 인프라가 SDDC로 대체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면서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SDDC 도입이 빠를수록 효과가 크다고 판단합니다. 시장 요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ICT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궁무진한 SDDC 성장이 기대됩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