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해외 자원개발의 중요성` (5) 자원개발은 `미래의 가치`를 찾는 것이다

강천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강천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1960년대 한국은 정말 못 사는 나라였다. 해외원조가 없으면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지금은 우리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낮은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당시에는 우리보다 훨씬 잘 사는 나라였다. 그때만 해도 한국에서 내세울만한 수출품은 거의 없었다. 몇 안 되는 주요 수출품 중 하나가 중석(텅스텐) 광물이었다. 당시 한국은 세계 3위 중석 수출국 이였다. 강원도 영월의 상동광산이 바로 그 중석광산이다.

1916년 철광석, 망간, 중석이 발견되면서 1923년 일본이 광산을 열었다. 이후 1952년 상동광산은 매장량과 생산규모에서 단일광산으로는 세계 최고였고 전 세계 생산량 약 10%를 차지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기 광업이 쇠퇴하면서 결국 문을 닫았다. 그 후 2012년 2월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미국의 워렌 버핏이 대주주인 대구텍이 이 광산 재개발 사업에 뛰어 들었다.

지난해 9월 세계적 텅스텐 전문 생산기업인 알몬티 인더스트리사가 우리나라 상동광산을 인수해 추가 시추탐사를 한 결과 WO3 품위 0.45% 789만6000톤을 찾아냈다. 알몬티사는 2018년 본격생산에 필요한 자금 500억원을 지원받기 위해 한국산업은행과 지난 7월 `광산 재개발을 위한 투자 확약서(LOC)`를 체결했다. 알몬티사 한국대표는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원자재시장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재개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종합상사 미쓰이물산이 800억엔(약 9200억원)을 투자해 2004년 지분을 인수한 호주 서부 앞바다에 있는 두 개의 유전을 신규 개발해 2019년 중반께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쓰이물산 측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돈 2014년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지금이 투자의 적기라고 판단했다.

미쓰이물산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834억엔(약 1조원) 순손실을 입었다. 지금 일본정부는 기업을 독려해 해외 자원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의 자원개발의 가장 큰 문제는 조급증이다 자원개발은 대표적인 장기투자 사업이다. 우리나라의 자원개발 기업들은 지금이 발아기다. 지난 이명박 정부 때 뿌린 자원개발 씨가 발아가 되기도 전에 죽고 있다. 자원개발은 기본적으로 돈을 먹고 성장한다. 최종 성공까지는 몇백억~수천억원 끝없는 자금 수혈이 있어야 한다. 그런 만큼 장기투자, 제대로 된 투자가 뒷받침 돼야 한다.

지난 10월 23일 덴마크의 코펜하겐포스트에 따르면 최근 세계에너지협의회(WEC)는 한국은 에너지안보에서 A~D까지 4단계 가운데 C(72위)로 평가됐다고 발표했다. WEC는 한국에 대해 자원공급의 안정성이 매우 낮고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7%에 달해 에너지안보가 주된 도전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정책결정자들은 해외자원개발과 재생에너지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WEC는 에너지 전문 국제민간기구로 전 세계 100여개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한국의 경제발전은 에너지 및 광물자원의 안정적 확보 없이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이 1978년 자원개발에 뛰어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해 현대중공업은 호주 드레이튼 유연탄광산 투자에 성공했다 한국의 해외자원개발 1호였다.

자원개발의 요체는 `현재의 가치`를 찾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찾는 것이다.

강천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kkgg100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