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역동적인 주행성능에 공간 활용성을 더한 BMW `320d GT xDrive`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를 선택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아내와 운전을 같이할 것을 생각하면 크기는 적당해야 하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실내는 넓으면서 안락해야 한다. 트렁크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어야 하며 장거리 운전에 대비해 높은 연비까지 갖춰야 한다.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GT)는 위 조건들에 멋진 디자인까지 갖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 xDrive 스포트라인 (제공=BMW코리아)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 xDrive 스포트라인 (제공=BMW코리아)

BMW 320d GT xDrive 스포트라인 모델을 타고 서울에서 대구를 다녀오는 총 800㎞를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주행성능 및 실제 연비, 장거리 주행 승차감, 트렁크 공간 활용도 등 가족용 차량으로서의 적합성을 검증하는 데 집중했다.

320d GT는 기본 모델이 되는 3시리즈와 닮은 듯 다르게 생겼다. 우선 전면부 헤드라이트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맞닿은 부분이 좀 더 두껍다. 전체적인 볼륨감도 세단보다 웅장한 느낌이다. 옆모습은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부분이 쿠페라인이 적용됐다. 뒷모습도 넓은 트렁크를 위해 엉덩이가 껑충 솟아있다.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 xDrive 스포트라인 (제공=BMW코리아)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 xDrive 스포트라인 (제공=BMW코리아)

차체 크기도 세단보다 훨씬 크다. 전장은 3시리즈 세단보다 200㎜ 더 긴 4824㎜, 전폭도 27㎜ 더 넓은 1828㎜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축거는 110㎜가량 더 긴 2920㎜에 달한다. 준대형 차량인 5시리즈와 48㎜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시트 높이는 3시리즈 세단보다 59㎜ 높아 시안성이 좋으며 내리기에도 용이하다.

실내는 3시리즈 세단과 비슷하지만 좀 더 넉넉하다. 1열 센터페시아(중앙조작부분)와 계기판, 대시보드, 기어박스 등이 세단과 동일한 구성이다. 뒷좌석은 세단보다 확연하게 크다. 180㎝ 키의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공간이 한 뼘 정도 남는다. 전폭이 넓어진 만큼 2열 시트도 세단보다 넉넉하게 제작됐다. 엉덩이 위치도 안쪽으로 들어가고 시트 각도도 낮아져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게다가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설치돼 더 넓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 xDrive 실내 공간 (제공=BMW코리아)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 xDrive 실내 공간 (제공=BMW코리아)

트렁크는 320d GT의 가장 큰 장점이다. 기본 용량이 520리터다. 3시리즈 세단(480리터)이나 투어링(495리터)보다 최대 40리터 넓다. 여기에는 골프백 세 개까지 실을 수 있다.

40대20대40으로 접을 수 있는 뒷좌석을 완전히 접으면 1600리터까지 적재량이 늘어난다. 물론 텐트, 아이스박스, 테이블 등 2~3인 기준 캠핑용품도 충분히 적재 가능하다. 이번 시승에서는 70리터 아이스박스, 사과박스 네 개, 기내용 캐리어 두 개, 보스턴백 한 개 등을 싣고도 공간이 남았다.

320d GT는 2.0리터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8.8㎏.m의 힘을 낸다. 또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복합연비 기준으로 16.2㎞/ℓ라는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시동을 걸어보면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실내로 전해졌다. 차량을 출발하면 소음과 진동은 다소 줄어들지만 3시리즈 세단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 xDrive 트렁크 (제공=BMW코리아)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 xDrive 트렁크 (제공=BMW코리아)

전체적인 주행감각은 세단만큼 날카롭지는 않지만 BMW 특유의 역동성이 느껴졌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액셀레이터에 발을 올리기 무섭게 속도가 빨라졌다. 고속도로에서 앞 차량을 추월할 때 유용했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GT차량 특유의 안락하고 편안한 승차감과 함께 높은 연비까지 구현할 수 있었다. 에코프로 모드에서는 에어컨 시스템부터 차량 변속 시점까지 높은 연비를 내기 위한 최적의 조건으로 변했다. 그 결과 고속도로에서 평균 시속 100㎞ 속도로 꾸준히 달렸음에도 평균 연비가 20㎞/ℓ를 넘어섰다.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 xDrive 스포트라인 주행모습(제공=BMW코리아)
BMW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 xDrive 스포트라인 주행모습(제공=BMW코리아)

320d GT는 시속 110㎞를 넘으면 자동으로 펴지고 시속 70㎞ 이하로 감속하면 자동으로 닫히는 `액티브 스포일러`를 장착하고 있다. 이번 시승 구간의 80%가량이 고속도로에서 이뤄진 만큼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초고속에서는 차체 안정성이 크게 높아졌다. 또 차체를 지나는 공기 역학을 최저치로 낮춰 연비 향상에도 도움을 줬다. 이번 시승을 마치고 얻은 최종 연비는 18.3㎞/ℓ였다. 공인연비 16.2㎞/ℓ보다 2.1㎞/ℓ가량 더 높은 수준이다.

BMW 320d GT 시판 가격은 549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번에 시승을 한 X드라이브 스포츠라인은 가장 비싼 6330만원이다. BMW 3시리즈 세단이 4650만~6070만원, 왜건형 모델인 투어링이 5110만~5880만원으로 판매가격이 형성된 것을 감안하면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큰 크기와 둔한 움직임이 싫지만 넓은 공간성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차량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