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핫테크]美 연구팀 "수면 부족하면 행복, 슬픔 공감 못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식 장애는 여러 감정 중에서도 행복, 슬픔 같은 사회적 감정에 집중됐다.

윌리엄 킬고어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정신의학 및 심리학과 교수팀은 수면 장애를 겪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타인 표정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사진=애리조나주립대)
(사진=애리조나주립대)

이번 연구는 수면 박탈이 사회, 정서, 도덕적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수행됐다. 킬고어 교수는 미국 육군의 연구 심리학자로서 이 프로젝트를 맡았다.

54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하루 동안 잠을 자지 않아도 대부분 감정은 제대로 해석했다. 참가자는 타인 표정에서 분노, 공포, 놀람, 혐오 같은 감정을 전과 동일하게 읽어냈다.

하지만 행복과 슬픔의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은 크게 저하됐다. 극단적으로 행복하거나 슬픈 표정은 구분했지만 미묘한 감정 차를 구분하지 못했다. 수면이 충분할 때는 구분하던 차이다.

연구팀은 이를 인간 생존 본능과 연관 지어 해석했다. 분노, 공포, 놀람, 혐오 같은 감정은 생활에 위협이 될 수 있다. 타인 표정, 감정으로 자신이 처한 환경을 유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수면이 부족하면 단기 안전을 위협하는 감정을 인식하는 데 자원을 동원한다고 봤다. 반면에 당장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지 않는 행복, 슬픔 같은 '사회적 감정'은 후순위로 밀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참가자에게 감정 종류와 정도까지 구분하도록 했다. 동일한 남성의 사진이 두려움, 행복, 슬픔, 분노 등을 나타내는 정도가 다양함을 보여줬다.

70%의 슬픔과 30%의 혐오를 합성한 것처럼 미묘한 표정 사진을 구분해야 했다. 참가자는 각 실험에서 총 180개의 혼합된 표정을 구분했다.

킬고어 교수는 “우리는 반드시 7~8시간 수면을 취하지 않아도 일상적 상호 작용을 위한 표정을 읽어낼 수 있다”면서 “하지만 수면 부족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사회적 감정에 부적절하게 반응하도록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