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521>플렉시블 OLED

작년부터 세계적으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기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라고 불리는 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하면 마치 게임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현실감 넘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첨단 제품입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화면 양 끝 화면이 구부러진 갤럭시 스마트폰을 비롯해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 현황에 대한 소식도 높은 관심을 얻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편평한 디스플레이가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등 점차 종이처럼 얇고 유연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화면 캡쳐)
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 스마트폰 콘셉트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화면 캡쳐)

AR·VR 기기, 폴더블·롤러블·투명 디스플레이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등장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라고 불리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소재와 기술 덕분에 가능해졌습니다.

기술이 더 발전하면 거실 중앙의 장식장 위에 올려진 커다란 TV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입니다. 이미 벽에 붙이는 얇은 TV가 등장했지요.

앞으로는 사용하지 않을 때 말아놨다가 TV를 보고 싶을 때 펼쳐서 사용하는 롤러블 TV, 유리 창문이 TV로 변신하는 투명 TV 등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TV가 현실에 등장하는 것도 기대할 만합니다. 액정을 소재로 한 기존 액정표시장치(LCD)로는 불가능한 것들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18인치 플렉시블 OLED (자료=전자신문DB)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18인치 플렉시블 OLED (자료=전자신문DB)

Q: 플렉시블 OLED가 무엇인가요?

A: TV 디스플레이 기술은 브라운관, PDP, LCD 순으로 발전했습니다. TV는 점점 얇고 가벼워졌지요. 해상도와 색상 표현력은 점점 높아져서 더 또렷하고 화사한 화면을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OLED는 TV 두께와 화질뿐만 아니라 기존 딱딱한 디스플레이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놨습니다. 딱딱하지 않고 종이처럼 접었다 펴도 자국이 남지 않는 디스플레이, 돌돌 말았다가 펼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가능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갤럭시 스마트폰을 보면 양쪽 옆면이 구부러져 있습니다.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했기에 가능한 기술입니다.

지금은 구부러진 형태가 고정돼 있지만 머지않아 디스플레이를 접었다 폈다 하는 '폴더블 스마트폰'도 등장할 예정입니다.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이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플렉시블 OLED는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여러 부품이 딱딱한 소재가 아닌 유연한 소재로 바뀌었기 때문에 가능해졌습니다. 단순히 소재를 바꾼다고 기존 디스플레이 기능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특수 유리 소재를 사용하던 스마트폰 커버 화면을 플라스틱으로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요? 가장 먼저 투명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특수 소재 유리만큼 단단하지 않으니 스마트폰이 긁히거나 떨어질 때 화면이 더 쉽게 망가질 것입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유리만큼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기존 특수 유리 소재의 강점을 모두 가지면서도 유연한 성질을 지니는 특수 소재 플라스틱이 필요할 수밖에 없지요.

이처럼 스마트폰 커버 화면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다양한 부품 전반에 걸쳐 새로운 소재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소재에서 기능을 잘 구동할 수 있는 설계도 필요합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한 플렉서블 AM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한 플렉서블 AM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Q: 플렉시블 OLED로 만들 수 있는 디스플레이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플렉시블 OLED는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TV, 스마트폰, 컴퓨터뿐만 아니라 거울, 창문, 조명 등 다양한 영역을 디스플레이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이미 상용화된 영역을 중심으로 먼저 살펴볼까요. 슈퍼마켓에서 음료수를 보관한 냉장고의 유리 문짝에서 다양한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있습니다. 널리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기업이 개발해서 해외에 수출한 사례가 있습니다.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입니다.

조명에도 플렉시블 OLED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백열등과 형광등은 대체로 형태가 둥글지요. 하지만 OLED 조명은 그 자체로 빛을 발하기 때문에 면, 선, 점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꽃잎 하나하나에서 빛이 나오는 꽃 모양 조명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디자인의 조명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건물의 통유리, 버스나 자동차의 창문을 디스플레이로 대체하는 사례도 등장할 것입니다. 차창 밖을 바라보며 경치를 감상하는 동시에 버스 노선 정보나 날씨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디스플레이 역할도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버스뿐만 아니라 일반 승용차에도 더 많은 디스플레이가 탑재될 것입니다. 운전자가 차량 상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판 외에도 미래에는 자동차 외관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구현한 콘셉트도 등장했습니다.

Q: 앞으로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발전할까요?

A: 디스플레이는 사람과 정보를 연결하는 매개체입니다. 스마트와치, 스마트밴드, AR·VR 기기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이 시장을 형성한 것은 디스플레이가 중요한 역할을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현존하는 디스플레이는 사람이 볼 수 있는 모든 영역까지 다 표현하지 못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욱 풍부한 영역을 표현할 것입니다. 또 오랫동안 디스플레이를 봐도 눈이 피로하거나 시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방지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과 개발도 더 진척될 것입니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디스플레이는 더욱 현실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영화에서 길에 있는 대형 광고판이 지나가는 사람의 홍채를 인식해 타깃형 광고를 선보이는 장면이 기억납니다. 디스플레이 기술뿐만 아니라 센서,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기술이 함께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관련서적>

◆대한민국 OLED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집필, 사이노베이션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lt;521&gt;플렉시블 OLED

'대한민국 OLED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은 우리나라의 20여년 OLED 역사와 기술개발 동향을 기록한 책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나아갈 발전 방향을 함께 제시했다.

국내 OLED 기술 개발 과정을 선도한 주요 연구자들의 인터뷰를 엮어서 구성했다. 1990년대 초반 OLED 연구를 시작한 배경, 상용화와 기술개발 현장에 있던 주인공들의 인터뷰에서 시행 착오, 개발 과정의 어려움을 돌파한 과정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중소형 OLED와 대형 OLED 모두 한국이 세계 1위로 올라서도록 성장시킨 전략과 노하우를 담았다.

◆기네스 세계기록 2017, 기네스 세계기록 지음, 공민희·엄성수 옮김, 이덴슬리벨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lt;521&gt;플렉시블 OLED

과학과 기술, 스포츠, 우주, 지구, 동물, 장난감과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세계 최고 기록을 기술한 책이다. 독특하고 별난 기록을 정보와 함께 담았다. 우주 체류 4000시간 기록을 세운 크리스 해드필드 대령의 인터뷰도 실려 있다.

한국 기업과 연예인, 스포츠 선수의 기록도 수록됐다. LG전자는 세계 최초 OLED TV로 6만5800대의 최다 판매기록을 세웠다. '강남 스타일'로 유명한 가수 싸이는 유튜브 최단기간 10억뷰에 도달해 기네스에 올랐다. LPGA 챔피언십 최다 연속우승을 거머쥔 박인비 선수 등의 기록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