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美대법 "특허소송 재판적 제한"...국내 기업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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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이 특허 침해 소송 재판적(裁判籍, venue)을 피고 법인 소재지로 제한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로 그간 특허권자에게 유리하게 판결한 텍사스 동부지방법원 소송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기업에 불리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하면 재판적 제한을 받지만, 반대로 피소되면 기존처럼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텍사스동부법원
<텍사스동부법원>

미 대법원은 최근 당사자가 재판 받을 법원을 선택하는 재판적에 대해 미국에 법인이 있으면 피고 법인 소재지에서 재판받도록 제한하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 재판부는 식음료업체 TC하트랜드 주장을 받아들여 특허 침해 소송은 피고 본사가 위치한 지역법원에 제기해야 한다고 만장일치로 판단했다.

미국 특허법 '특허 재판적'에서 원고가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원을 △피고 거주지 관할구역 또는 △피고가 침해를 저질렀고 정규 사업장을 보유한 관할 구역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피고 거주지 관할 구역'의 '거주지'를 넓게 해석하던 기존 연방항소법원(CAFC) 판결을 뒤집고 법인 설립지로 한정했다.

김성훈 WHDA 변호사는 “이번 판결로 그간 특허권자에게 유리한 판결로 특허관리전문기업(NPE)이 활용한 텍사스 동부지법에 큰 타격이 예상되고 NPE 사업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많은 회사 법인 소재지인 델라웨어 법원은 텍사스 다음으로 특허 소송이 많이 제기되는 곳이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 변호사는 “특허권자가 피고 법인 소재지 외에서 특허소송을 진행하려고 하면 '피고가 침해 행위를 저질렀고 정규 사업장을 보유한 관할 구역'에서 소송을 제기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해당 주에서 사업을 수행한다는 것만으로는 피고 법인 소재지 외 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한국 기업이 유의할 점이 늘었다. 김 변호사는 “앞으로 우리 기업이 미국에 법인이 있는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려면 상대 법인 소재지 지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면서 “특허 소송에 익숙하지 않은 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하면 판사나 법원 성향을 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으니 소송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경우에 따라 연방지방법원 대신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특허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에 우리 기업이 피소를 당할 때는 대체로 이번 판결이 적용되지 않으리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박병욱 테스 팀장은 “미국에 법인이 있는 한국 회사가 피소되면 이번 판결이 적용될 것으로 보이나 영업소나 대리점 등만 있는 사례는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송신청 여지는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노톤 로즈 풀브라이트 로펌은 외국인이나 외국 법인이 피고가 되는 경우 재판적에 관련한 새로운 판결 내지 입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을 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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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진 IP노믹스 기자 mj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