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희망프로젝트]<528>파생결합증권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상품은 자산가의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입니다. 올해 1분기 증권사 실적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요인이 ELS 조기상환 증가로 꼽힐 만큼 파생결합증권을 빼놓고는 국내 금융투자업계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100조원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국내 투자자의 주요 자산 증식 수단으로 꼽히던 주식형펀드보다도 큰 규모의 시장이 됐습니다.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7 한국 부자 보고서'에서도 ELS는 주가연계신탁(ELT)과 함께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상품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LS는 일반 투자자에게는 아직도 어려운 금융상품으로 꼽힙니다. 올해 4월부터 부적합투자자와 70세 이상 투자자에게는 ELS 등 공모 파생결합증권에 대한 충분한 이해 후에 투자결정을 할 수 있도록 숙려제도를 도입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투자 위험에도 왜 파생결합증권이 인기를 끄는 지, 파생결합증권에는 얼마나 다양한 상품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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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파생결합증권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요.

A:증권시장은 크게 위탁매매, 투자은행(IB), 자산관리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흔히 주식 거래로 불리는 위탁매매는 개인투자자들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기업 주식을 매매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상장 기업들이 주식 시장 상장을 위해 주식을 발행하는 기업공개(IPO), 주식을 통째로 다른 주인에게 매각하는 인수합병(M&A), 자금조달을 위한 사채 발행 등 업무를 일반적으로 IB업무로 구분합니다.

파생결합증권은 자산관리 서비스의 일종입니다. 펀드가 다양한 기업의 주식과 채권 등을 한 데 모으는 방식이라면 파생결합증권은 특정 주권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동해 향후 수익률이 결정됩니다.

파생결합증권은 크게 ELS(Equity-Linked Securities)와 DLS(Derivative Linked Secrities)로 나눌 수 있습니다. ELS는 삼성전자, 애플 등 개별 주식이나 코스피200지수, S&P500 지수 등 주가지수와 연계해 투자수익이 결정됩니다. DLS는 ELS와 달리 원유 가격이나 농축산물 가격, 신용위험 등 모든 자산을 기초 자산으로 삼고 있습니다.

Q:파생결합증권 종류는 얼마나 다양한가요.

A:국내에 파생결합증권이 처음 도입된 것은 2003년입니다. 2002년 장외파생금융상품 취급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이후 2003년 4월 처음으로 증권사가 발행한 공모형 ELS가 등장했습니다. 공모형 ELS가 처음 등장한 이때부터 2004년까지는 KOSPI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녹아웃(knock-out)형 수익구조가 대부분을 이뤘습니다.

녹아웃형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지수가 하락할 때는 원금 일정 비율을 보상받고, 주가가 일정 수준까지 상승할 때는 상승률에 비례해 일정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녹아웃 구간으로 설정한 수준을 넘어 주가가 상승하면 낮은 수준으로 고정 이자를 받는 형태입니다.

예컨대 ELS를 발행한 기준일 대비 만기까지 KOSPI200지수가 30% 상승하면 11.6% 수익률을 제공하는 대신 주가가 하락해도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 대신 코스피가 30% 이상 상승하면 5%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증권사도 손실을 회피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파생결합증권의 수익구조는 중도상환형, 투스타 하이파이브(2-star Hi-five)형, 투스타 스텝다운(2-star Step-Down)형 등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했습니다. 기초자산 종류도 국내지수 뿐 아니라 세계 각국 증시 주요 지수와 금리, 신용, 실물상품까지 다양합니다.

Q:파생결합증권은 손실 위험이 큰가요.

A:흔히 파생결합증권에는 '중위험·중수익'이라는 표현이 달리곤 합니다. 특히 2015년 중국 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가 폭락하면서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 위험을 겪기도 했습니다.

실제 파생결합증권 대부분은 녹인(Knock-in) 구간을 두고 있습니다. 발행 시점을 기준으로 만기까지 어느 정도 시점부터는 지수 하락 수준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을 정하고 있습니다. 파생결합증권 대부분은 녹인 기준이 높을수록 만기시 후한 수익률을 제공하곤 합니다.

이런 손실 위험에 대비한 것이 파생결합사채 상품입니다. 이 상품은 ELS와 마찬가지로 특정 조건에 따른 수익률을 제공하면서도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습니다. 시장에서는 주가지수와 연계한 상품은 ELB, 다른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사채는 DLB로 부르곤 합니다.

과거 원금보장형 ELS 또는 원금보장형 DLS로 불리던 이 상품은 2013년부터 법 개정으로 인해 채무증권으로 구분됐습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어 위험 투자를 꺼리는 투자자에게도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 받고 있는 상품이기도 합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기준 DLB 잔액은 16조4620억원에 달합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DLS 잔액 17조7060억원의 90%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최저 1년 만기인 예·적금 상품에 비해 3개월 수준으로 만기가 짧은 ELB 상품은 저금리 시대에 유용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주최:전자신문 후원:교육부·한국교육학술진흥원

[관련도서]

『금융의 지배』 니얼 퍼거슨 지음, 민음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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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이 재조명한 세계 금융 역사에 관한 책이다. 방대한 역사 경제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화폐와 신용의 성장, 채권 시장과 주식 시장, 보험과 부동산 시장, 국제 금융의 성장과 쇠퇴 그리고 부흥의 과정 전반을 다뤘다.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경기 순환을 살펴보고 현재의 금융 위기를 진단해 화폐와 금융,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보다 냉철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니얼 퍼거슨은 2005년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와 영국 정치 평론지 '프로스펙트'의 '이 시대 최고 지성 100인'으로 선정됐다.

『파생금융 사용설명서』 권오상 지음, 부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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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금융을 기본부터 핵심까지 쉽게 설명한 책이다. 파생금융의 개념과 유형, 역사와 구조, 가격 결정 원리, 글로벌 현황, 한국의 현주소 등 파생금융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파생금융을 입문자의 눈높이에서 알기 쉽고 읽기 쉽게 풀어 썼다. 복잡한 공식이나 표, 그래프 하나 없이 이야기만으로 읽을 수 있다.

국내 파생금융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 3가지를 보면서 무엇이 문제였는지 진단한다. 또한 '차익 거래'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완전한 차익 거래, '무위험'이라고 잘못 알려진 불완전한 차익 거래 등을 알아본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