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만사(世宗萬事)]경유세 인상, 내 칼에는 피 못 묻힌다?

내 칼에는 피 못 묻힌다?

○…기획재정부가 반발 여론과 증세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경유세 인상 불가 방침을 표명하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빼고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만들어야 하는 환경부가 난감해진 모양새. 다른 연료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경유세율을 높이면 가격 신호에 따라 자연스럽게 경유차 확대가 억제된다는 게 환경부의 분석. 이 방법을 버리고 직접적인 규제안을 만들어야 하는 환경부는 국민의 반발이 벌써부터 부담. 큰 집(기재부)에서 '내 칼에는 피 못 묻히겠다'며 떠넘긴 폭탄을 작은 집(환경부)이 들고 안절부절 못하는 형국.

어딜 가나, 누굴 만나나…김상조에 쏠린 '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 누굴 만나는지, 어딜 가는지가 김 위원장이 시장에 보내는 '시그널'이기 때문. 김 위원장은 지난주 4대 그룹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기업인의 자발적 변화를 기다리겠다”고 강조. 모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이 스스로 고치지 않으면 재벌저격수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표현”으로 해석하기도.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중앙회장과의 면담 일정도 조율하는데, 이 때 나올 메시지도 관심.

또 첫 업계 간담회를 어디와 할지도 시선. 김 위원장이 강조했던 하도급, 가맹, 유통 분야 가운데 한 곳이 유력하다는 분석.

김 위원장은 바쁜 일정에도 공정위 직원들과 농구 경기에 직접 참여해 땀을 흘리기도. 위원장에 내정됐을 때부터 “공정위 직원 사기를 끌어 올리겠다”고 한 약속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는 애정어린 평가.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은 사치?

○…새 정부 출범 이후 저녁과 주말을 보장해 달라는 공무원의 푸념이 늘어. 인수위원회 기간이 없는 이번 정부 특수성으로 업무가 바빠질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유독 밤과 주말에 일이 몰린다는 평. 청와대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내각 인사와 주요 정책 발표를 오후 늦은 시간이나 주말에 하는 것 때문인데, 공무원들은 언제 어떤 내용이 떨어질지 몰라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 월요일 아침에 해도 될 걸 굳이 주말 오후에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 또 산업부와 복지부 등 아직 장관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부처는 혹시 장관 후보자 발표가 있을지 몰라 주말마다 출근. 대통령의 저녁과 주말이 있는 삶 공약에 공무원은 제외라는 자조 섞인 농담도. 최근 세종시로 집을 옮긴 한 공무원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늘려보려 세종으로 이사를 왔는데, 집에 늦게 들어가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집사람 눈치 보는 것도 스트레스라고 하소연.

가뭄에도 열심히 돌아가는 옥상정원 스프링클러

○…계속되는 가뭄으로 일부 지역은 단수까지 시행되고 있지만,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에는 나무와 꽃을 위한 스프링클러가 열심히 가동. 이미 극소수를 위한 공간이 되어 버린 옥상정원 스프링클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답답하기만. 세계에서 가장 큰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까지 등재되면서 관광명소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으나, 날이 더워지면서 점심시간조차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가장 큰 원인은 일반인이 이용할 수 없는 공원이라는 것. 일반인이 관광(?)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예약을 해야 하고, 예약을 해도 가이드를 따라 40분 동안 구경하는 것이 전부. 주말에 가족들이 함께 나와 산책도 하고, 꽃과 여러 과일을 보면서 즐겨야 할 공원이라는 공간이 일회성 구경의 대상이 되. 이런 상황에 가뭄까지 겹쳐 “누구를 위한 공간이냐”는 지적의 목소리. 공무원들조차 혈세 낭비라고 꼬집기도.

<세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