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5주년 특별기획]4차산업혁명, 교육 혁신부터<상>페이스북은 왜 대학생에게 프로젝트를 맡겼나

올린공대 프로젝트 기반인 수업의 백미는 졸업반 프로젝트인 'SCOPE(Senior Capstone Program in Engineering)'다. 1~3학년 프로젝트가 교내 수업 과제에 가깝다면 SCOPE는 '실전'에 가깝다. 기업이 발주한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학기 말에 결과물을 선보이는 발표회가 열린다. 일종의 졸업 전시회다.

기업이 올린공대에 맡기는 프로젝트는 실습 지원 차원이 아니다. 실제 사업에 필요한 과제다. '실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학생에게도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올린공대의 철학이다. 이 원칙을 고수한 것이 SCOPE 명성을 이어 왔다.

빈센트 마노 올린공대 학장(사진=올린공대)
빈센트 마노 올린공대 학장(사진=올린공대)

빈센트 마노 올린공대 학장은 “기업이 사업상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지만 당장 수행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거나 실패·성공을 결론 내리기 모호한 프로젝트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해당 기업의 취업이 가능한 우수한 학생, 프로젝트 결과물에 대한 만족 덕분에 기업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SCOPE 프로젝트에는 기업의 참여가 활발하다. 지금까지 75개 이상 기업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에어로다인, 아마존로보틱스, 블루오리진, 보잉, 페이스북, 스페이스X 등 유수 기업들이다. 10건 이상 과제를 지속 의뢰한 기업도 있다. 올린공대 졸업반은 2017~2018학년도에도 GE헬스케어, 로크웰오토메이션 등이 의뢰한 14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SCOPE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올린공대 재학생(사진=올린공대)
SCOPE 프로젝트를 수행 중인 올린공대 재학생(사진=올린공대)

SCOPE 참여 기업은 심지어 5만5000달러 비용도 지불한다. 실제로 수행하는 프로젝트, 자금 투자, 성실한 멘토링이 SCOPE 참여 기업이 갖춰야 할 '3원칙'이다.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양질의 성과, 산·학 간 신뢰가 전제됐기에 가능한 협력 모델이다.

SCOPE 프로젝트는 창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제이컵 리델은 올린공대 재학 시절에 수행한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크로스로드 옵틱스'를 창업했다. 실제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고가 날 뻔한 순간의 교통 정보를 모아 사고를 예방하는 서비스를 개발한다.

산토스패밀리재단 의뢰로 기술을 개발했고, 뱁슨대학의 창업 보육 프로그램 '2017 뱁슨 서머 벤처 프로그램'의 후원을 받았다. 민간·대학이 차례로 청년 아이디어를 길러낸 셈이다. 현재 니덤과 보스턴 시내에서 실증 시험을 하고 있다.

니덤(미국)=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공동기획=한국과학창의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