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인공지능과 금융

인공지능(AI)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다. 이 시대 승자가 되기 위해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경쟁하고 있다.

[프리즘]인공지능과 금융

우리나라도 4차 산업혁명 육성을 위해 AI 산업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체성이 모호하다. 선진 기업 따라 하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이 깊다.

금융 시장은 더 그렇다. 이미 국내 금융 생태계의 주류는 스마트폰과 비대면 채널이 됐다. 창구와 지점이 사라지고, 상당수 금융 인력은 퇴출 위기에 놓여 있다. 은행과 증권사는 거대한 정보기술(IT)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금융 시장의 AI는 창도 되고 방패도 될 수 있다.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고 모든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수집되는 시대다. 결제 정보는 물론 위치 정보, 주행 정보 등 구조화된 데이터뿐만 아니라 사진·음성·동영상 등 비구조 데이터도 수집된다.

이들 집적된 데이터를 보석으로 만드는 것이 AI다. 순식간에 데이터를 해석해서 관련성을 발견하고 가중치를 부여한다. AI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실행 방안을 구체화해서 찾아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AI에 공을 들였다.

구글·애플·아마존·페이스북 등 IT 기업은 물론 JP모건체이스·시티·뱅크오브아메리카·페이팔 등 금융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툐요타, 포드, 다임러 등 자동차 회사도 있다. 이들 대부분은 자사 그룹의 벤처캐피털을 통해 AI 스타트업에 천문학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다.

2012년 22건이던 AI 투자는 2013년 30건, 2014년 73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128건, 올해 상반기에만 88건의 투자가 이뤄졌다.

국내 금융사도 이제 AI 전략을 더 정밀하고 구체화해야 한다.

결제, 송금, 대출, 예금, 투자, 보험 등 기존 서비스는 물론 절약 등 소비자 습성까지 활용해야 한다.

개인화된 상품 제안과 시의적절한 메시지는 매출 상승을 동반한다. 부드러운 프로세스와 고품질 대응 서비스는 업무 효율 개선과 비용 절감에 기여한다. 한발 더 나아가 정밀한 부정 탐지와 실시간 위험 측정은 금융사 관리 지표가 된다.

더 이상 AI는 보이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비용 절감과 새로운 수익 발굴 도구다. 금융 AI가 필요한 이유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