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남북정상 부부 만찬...남북 퍼스트레이디 한자리 역사상 최초

[2018 남북정상회담]남북정상 부부 만찬...남북 퍼스트레이디 한자리 역사상 최초

남북 정상과 영부인이 27일 만찬을 함께 했다. 남북의 영부인이 한자리에서 얼굴을 마주한 일은 역사상 최초다. 문재인-김정숙, 김정은-리설주 부부의 동반 만찬은 이날 오후 깜짝 결정됐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후 2시32분께 브리핑을 갖고 “리설주 여사는 오후 6시 15분께 판문점에 도착한다”고 리설주 여사의 만찬 참석을 확인했다.

하늘색 원피스 차림의 김정숙 여사가 오후 6시께 판문점 평화의집에 먼저 도착했다. 10여분 뒤인 오후 6시 18분께 리설주 여사가 벤츠 리무진을 타고 도착했다. 연분홍색 투피스 차림이었다. 김정숙 여사는 차량에서 내린 리설주 여사를 반갑게 맞이했다.

평화의 집 1층 로비에서 두 영부인을 기다리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도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

이 자리에서 리설주 여사는 “아침에 남편께서 회담 갔다 오셔서, 문재인 대통령님과 함께 진실하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잘 됐다고 하셔서 정말 기뻤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숙 여사는 “두 분 아까 저쪽에 다리 걷고 하는 모습 오면서 위성으로 봤습니다. 얼마나 평화롭던지, 그래서 미래에는 번영만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만찬장으로 이동한 양 정상 부부는 청와대가 준비한 평양 옥류관 냉면과 부산 달고기 구이(흰살 생선구이), 스위스의 감자요리 '뢰스티'를 재해석한 감자전 등을 맛보며 담소를 나눴다.

남측 정부와 국회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김현미 국토부 장관, 도종환 문체부 장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박지원 민주평화당 국회의원이 만찬에 참석했다.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정세현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김연철 통일연구원장도 함께 했다.

재계에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문화계에서는 가수 조용필, 윤도현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영철, 최휘,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한광상 당중앙위원회 부장, 김성남 제1부부장, 리명철 실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김용남 부부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이 함께 했다.

두 정상은 만찬에 앞서 오전부터 만남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오전 9시 29분께 파주 공동경비구역(JSA·판문점) 내 군사분계선(MDL)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

반갑게 악수하던 두 정상은 MDL 남측 구역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그러던 중 예정에 없던 일이 일어났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MDL을 넘어 북측 구역으로 넘어간 것.

문 대통령이 남측 구역으로 넘어오던 김 위원장과 악수하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하자 김 위원장이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MDL 북측 구역으로 넘어갔다. 또 하나의 역사적인 장면이 탄생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 안내를 받아 회담장소인 우리 측 평화의집에 도착했다.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작성한 후 문 대통령과 함께 '북한산' 그림을 감상했다.

회담장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점심으로 평양냉면을 가져왔다. 평양에서 어렵게 가지고 왔다. 멀리서 왔다하면...안되겠구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만찬이 끝난 후 평화의집 앞마당으로 이동한 양 정상 부부는 영상과 공연 등으로 구성된 환송행사를 함께 관람했다. 김 위원장 부부는 오후 9시 30분께 차량을 타고 북측으로 이동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