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동진 씽크풀 대표 "씽크풀은 증권사 브로커리지의 미래다"

온라인 주식·경제 정보 사이트 씽크풀이 주식투자 맞춤형 자동화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지난달 K-OTC 등록을 계기로 변신에 나섰다. 씽크풀은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을 현실화시킨 소액주주 운동의 산실이 된 사이트다.

[인터뷰]김동진 씽크풀 대표 "씽크풀은 증권사 브로커리지의 미래다"

김동진 씽크풀 대표는 코스닥에 바로 상장하기보다 K-OTC가 가진 가격 발견 기능에 주목했다. 소액주주가 씽크풀에서 새로운 투자 문화를 발견했듯이 소액주주 투자에서 씽크풀의 성장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단순 주식 관련 정보 사이트를 넘어 20만 이용자로부터 산출한 주식 관련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주식투자 맞춤형 자동화 플랫폼으로 변신의 첫 발을 뗀 씽크풀을 만났다.

-씽크풀이 주식정보 사이트에서 기술 중심 기업으로 진화하게 된 계기는.

▲2001~2002년 무렵이 시작이다. 포털이 주식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고급인력이 커뮤니티를 관리한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 내부 역량을 축적해야 하는데, 과연 이것이 장기 비즈니스가 되겠느냐는 고민이 있었다.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고민이었다.

두 번째는 당시 네이버와 다음 등 대형 포털이 주식 정보를 아우르던 분위기가 작용했다. 당시 네이버 주식페이지를 씽크풀이 관리했다. 포털·커뮤니티만으로는 쉽지 않다는 판단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자동화하자고 생각했다.

사람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두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먼저 투자자가 흥분해 객관적 정보와 비정형 정보, 주로 루머가 많이 나온다. 데이터에 근거하지 않은 비과학적 투자 흐름이 보였다. 하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전문가적이고 과학적인 투자 방향 제시라고 생각했다.

2000여개 종목 가운데 투자자가 관심있고 글이 올라오는 종목은 500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종목 정보를 알고 싶어한다. 소외된 주식에 대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알고리즘매매, 초단타매매 등 다양한 수단이 있었는데 인공지능(AI)을 택한 이유는.

▲소외된 종목에 대한 콘텐츠 필요성에서 과학적 정보를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2005~2006년부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정보를 가져와 분석하는 방법을 특허내고,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화한 콘텐츠를 제공하게 됐다. 필요에 의해 자동화를 한 것이다. 경영 효율과 정보 제공 필요성,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주식 투자도 과학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모토다.

과학적으로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라는 고민의 답은 결국 주식투자 관련 데이터를 가져와 분석하는 것이었다. 로봇 트레이더, 로봇 어드바이저 같이 모든 것을 자동화하자. 그래서 등장한 것이 라씨(RASSI:Robot Assembly System on Stock Investment)다.

-라씨(RASSI)가 무엇인가.

▲라씨는 총 4개의 로봇으로 이뤄졌다. 1단계는 DART에서 데이터를 가져와 뉴스를 만드는 로봇 저널이 있다. 두 번째가 로봇으로 종목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기능이다. 세 번째는 계좌를 분석해 종목을 분석하고 포트폴리오 짜는 어드바이저가 있다. 마지막이 사람 대신 주문까지 할 수 있는 로봇 트레이더다. 일반 로봇 트레이더는 매매 체결 중심으로 사고 팔고, 분할 매수하고 이런 일이 전부다. 하지만 우리는 시장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 상황 인지형 로봇 트레이더를 구현하려 한다.

우리는 이것을 R1~R4로 부른다. 지금 R1, R2는 상당히 고도화됐고 현재 R3와 R4에 AI, 머신러닝 적용을 주로 연구한다. R3와 R4 모델은 시장 상황 분석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 이 때문에 AI, 머신러닝 고도화 작업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은 씽크풀을 주식 정보 사이트로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사이트는 하나의 홈페이지다. 씽크풀의 본질은 주식 투자와 관련된 자동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기업이다.

-라씨와 다른 증권사 로보어드바이저(RA) 차이점은.

▲많이 조심스럽다. 증권사가 잘 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씽크풀이 가는 방향이 결국 증권사 브로커리지 영역을 대체할 것으로 생각한다. 증권사 브로커리지 모델도 결국 고도화해야 한다. 로봇을 활용해 조금 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이 될 것이다. 단순 브로커리지를 로봇이 대체한다고 했을 때 그 분야를 씽크풀이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단순 업무는 언젠가 로봇이 할텐데 그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 대부분 RA는 종목 분석하고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그친다.

라씨가 다른 점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RA는 실시간 데이터를 한두가지 알고리즘으로 분석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처럼 수급, 리포트 등을 종합 분석해 콘텐츠로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특히 우리가 최종 진화형이라고 생각하는 R4와 같은 상황 인지형 로봇 트레이더는 없다.

-로봇 저널(R1), 로봇 애널리스트(R2) 고도화 전략은.

▲시장 전 종목을 다루기에는 콘텐츠가 너무 방대하다. 관심 종목에 대한 장중 이벤트와 장 마감 이후 공시 이벤트까지. 이런 것을 로봇이 책임질 수 있다.

100만명에게 맞는 100만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지금은 뉴스가 통으로 움직인다. 어떤 사람은 요약본, 어떤 사람은 그래프만 본다.

이런 큰 뉴스를 쪼개 모듈화하는 작업을 한다. 다음에는 카카오, 밴드, 페이스북 등 고객에게 전달하는 채널을 다양하게 가져갈 계획이다. 고객이 원하는 채널로 원하는 종목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개별 맞춤형 라씨다. 올해 말 완성된다. 우선 R1, R2를 완성하겠다.

고객이 원하는 종목과 채널로 정보를 주는 것이 우리가 그리는 미래형 플랫폼이다. 증권사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이나 미래산업의 핵심은 결국 개인맞춤이다. 지금은 개인이 검색을 하거나 피딩(feeding)을 받는다. 그런데 피딩도 뭔가 만들어져 있지 않으면 못받는다. 그런 것을 모두 라씨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주식투자와 관련된 로봇,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라씨라는 이름에 다 들어가 있다.

거기서 더 나아가 4차 산업혁명에서 서비스하는 모델이라면 모두 개인 맞춤형이기 때문에 이것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를 2~3년째 하고 있다. 올해 말 완성된다.

맞춤형 라씨는 결국 미래형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투자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자동으로 대신하는 로봇 비서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라씨를 활용할 수 있는 추가 비즈니스 모델은.

▲상장 법인이 아니더라도 외감법인이라면 모두 분석이 가능하다. 단순 주식 분석뿐만 아니라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라씨가 맞춤형으로 진화한다면 독립 투자자문업자(IFA)가 인프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IFA 활약이 미미하지만, 언젠가는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IFA가 잘되려면 상품을 모두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증권사 시스템이 아닌 별도 인프라가 필요하다. IFA 시장이 확장된다면 우리 인프라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씽크풀 홈페이지 이용자는 라씨 잠재 이용자다. 씽크풀 사이트의 미래는.

▲지금처럼 많은 데이터를 볼 수 있도록 유지할 계획이다. 또 커뮤니티 공간으로는 셀트리온 이전 상장 사례처럼 새로운 형태의 소액주주 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이 부분에서 싱크풀이 활용된다면 기쁜 일이다.

자랑하고 싶은 사실은 씽크풀이 단 한번도 불공정거래에 연루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운이 좋다고 할 수도 있지만, 상당히 의미있게 생각한다. 조금 더 과학적이고 정석적인 투자 문화가 자리잡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싸이트에는 아직 활용하지 않은 데이터도 무궁무진하다. 나중에는 다 과학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주식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단순 RA 차원이 아니라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고 주문할 수 있는 일괄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향후 여건이 갖춰지면 산업연관분석과 해외분석까지도 연동할 계획이다.

-K-OTC 등록을 마쳤다. 목표는.

▲장기 목표는 당연히 회사가 잘되는 것이다. 미래 지향적이면서 성장성 있고, 재미있는 회사로 만들어 가야 한다. 기술과 지식이 결합된 미래지향 지식기업으로 키워나가겠다.

K-OTC에서 주주간 자연스런 거래가 이뤄지면서 관심을 모으고자 한다. 특히 성장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시장에서 평가받겠다.

내년 하반기에나 2020년 코스닥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그 때 즈음에는 수익성도 더 올라가고, 기술 발전을 위해 투자했던 부분도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기관투자자 투자 유치는 받지 않을 생각이다. 이미 자금이 250억원가량 있으니 큰 무리가 없다.

올해 30억원 이상 흑자가 목표다. 내년에는 그 이상 수익 창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격 수익 창출이 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미래 성장성을 보면서 주주와 함께 가는 기업이 되겠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