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6년째 연애중

영화 '6년째 연애중' 포스터.
영화 '6년째 연애중' 포스터.

“내가 투명인간이야? 옆에 있는 거 안보여?”

'6년째 연애중'은 결혼을 꿈꾸는 연인이 사랑의 딜레마에 빠지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 다진과 재영은 눈빛만 마주쳐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사이다. 영화 초반부에는 연애 세포를 자극할 만큼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사랑이 의리로 변하는 과정에 애잔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남자 주인공 재영은 연애 6년차에 결국 바람이 난다. 이를 알면서도 연인 다진은 화를 내지 못한다. 혹여 바람피운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이별하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면서 둘 사이는 더 멀어지게 된다. 설레던 상대방 문자메시지는 매일 아침 통과의례처럼 여겨지는 모닝콜 알람 같은 존재가 된다. 둘은 결국 망설임 끝에 이별을 맞는다.

오래된 연인일수록 상대방 슬픈 감정을 잘 알아채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 심리학과 연구진은 51쌍 커플을 대상으로 상대방 기분을 얼마나 잘 파악하는 지 알아보는 연구를 2년간 진행했다. 연구진은 남녀에게 일주일간 본인과 본인이 느낀 상대방 기분을 매일 기록하도록 했다. 그 결과, 대부분 상대방의 기분 좋은 감정은 쉽게 알아챘지만, 슬픔·외로움·울적함 등 부정적 감정은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크리스티나 쿠로스 연구팀 박사는 “오래된 연인이나 배우자는 상대방도 나와 같은 방식으로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슬픈 감정을 잘 알아채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했다. 연인이 평소와 느낌이 다르다면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물어보는 게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셀피 촬영 사진을 자주 올리는 커플일수록 연인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브루넬 대학 연구진은 연인 중 한명이 함께 촬영한 셀피 사진을 SNS에 올리면 상대방이 위축되며 열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사진에 달리는 댓글이나 반응으로 인해 “애인보다 내가 더 못 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낯선 이성 친구가 사진에 긍정 반응을 보이면 상대방은 질투와 불안감에 사로잡혀 연인 관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 먼마우스 대학 연구팀은 “연인과 이별한 후 아픔을 극복하는 데 평균 11주가 걸린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별을 겪은 성인 남녀 15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71%가 평균 11주 정도 지난 이후 이별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니콜 비즈조코 연구팀 박사는 “이별 직후 남녀는 헤어진 고통에 시름하다가 3달 정도 지나면 오히려 홀가분해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