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포럼]청년실업, 전기시공업계에서 답을 찾자

[에너지포럼]청년실업, 전기시공업계에서 답을 찾자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가 개선되기는커녕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시행된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단축 등이 신규 채용 발목을 잡으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통계청이 내놓은 고용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연간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에 이른다.

반면 전기시공 업계의 만성화된 인력난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청년 실업자가 전기시공 업계로는 유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전기공사 기술자 연령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장에선 50대는 물론 60대 기술자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사람이 없어서 일을 못한다'는 전기공사 업계의 목소리가 단순 불평이 아니다. 업계는 전기공사기술자가 하는 일이 위험하고 힘들다는 편견과 오해가 전기공사 기술자 지원을 망설이게 한다고 보고 있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안전보건공단의 '2017 산업재해현황분석'에 따르면 2017년 전기·가스·수도업의 산업 재해 인원은 87명이다. 광업 1897명, 제조업 2만5333명, 건설업 2만5649명에 비해 매우 낮다. 재해율도 0.1%로 전체 업종 가운데 최저다. 안전장구와 보호장비를 완벽히 갖추고 세부 매뉴얼에 따라 현장 관리자가 철저히 관리하기 때문에 재해 발생 건수는 갈수록 주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협회에서 꾸준히 홍보하고 있지만 사람들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에 따라 협회는 청년 전기공사 기술자 배출을 위한 교육 활동 및 지원 정책을 시행하는 한편 해외로 눈을 돌려 해외 인력 양성을 위한 발판도 마련하고 있다. 당장 인력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그동안 쌓아 온 높은 품질의 전력 인프라가 원활하게 운용되지 못할 위험도 도사리고 있어 어쩔 수 없이 생각해 낸 방안이다.

협회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 순방 시 민간사절단으로 방문해 업무 협약을 맺은 베트남의 경우 관련 법만 정비되면 6개월 내 국내에 기술자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의 젊은 인력들은 우리나라의 전력 기술을 배우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한류 영향으로 우리나라 문화 배우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부분이 중소·영세 기업인 전기공사 업계는 대기업과 공기업 대응에도 힘이 부친다. 여기에 인력난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의지마저 꺾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서 업계 현실을 직시하고 전기공사 기업 생존과 인력난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적극 지원책이 시급하다.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전기공사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도 장치와 신규 전기 공사 기술자 유입을 위한 홍보와 적극 지원을 바란다. 전기 공사 업계는 우리의 자녀들이 세계 수준 전기 공사 기술자로 성장하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사회 인식 변화와 정부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전기 시공 업계도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호응하고, 역할을 함께 고민할 것이다. 업계의 자성 목소리를 높여 투명한 윤리 경영을 실천하고, 기술자와 기업이 이익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업계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꾸준한 기술력 향상으로 전력 산업은 물론 국가 산업 전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전기 시공은 성장률과 비전을 제시하는 유망 직종이다. 해마다 발표되는 건설 관련 직종별 임금 현황에서 전기 분야는 언제나 상위에 랭크돼 있다. 2017년 현재 1만7000여 전기 공사 기업이 28조원을 상회하는 공사 실적을 달성할 정도로 전기 산업이 성장했으며, 산업 발전에 따라 기하급수로 늘어 가는 전기설비와 가정용 전기설비를 비롯해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등 활용 분야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눈을 돌려 바라보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는 것을 명심해 주길 바란다.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회장 baek182@kec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