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8]TV 시장, 차세대 제품 경쟁 스타트

글로벌 TV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수년간 이어져 온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 프리미엄 시장에 마이크로 LED라는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등장했다. 풀HD에서 4K로 이어졌던 화질도 8K로 한 단계 진화한다. 시장 변화 시기를 맞아 글로벌 TV 시장을 주도해 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일본과 중국 등 도전하는 기업은 시장 확대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IFA 2018 전시장에서 IFA 공식 모델이 삼성전자 8K TV를 소개하고 있다.
IFA 2018 전시장에서 IFA 공식 모델이 삼성전자 8K TV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 프리미엄 시장 새 판 짜기

글로벌 TV시장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QLED를 앞세워 세계 TV 시장에서 12년 연속 1위로 군림하고 있지만 안주할 수 없기 때문이다. OLED 진영 프리미엄 시장 공세가 거세고, 중국 제조사는 가격 경쟁력과 향상된 기술을 앞세워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세운 차세대 무기는 마이크로 LED와 8K TV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마이크로 LED '더 월' 판매에 돌입한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 초소형 LED를 이용해 백라이트와 컬러필터를 없애고, LED 자체가 광원이 되는 자발광 TV다. 기존 디스플레이 대비 밝기·명암비·색재현력·블랙 표현 등 화질 모든 영역에서 탁월하다. 시야각도 현저히 개선된다. 발광효율과 광원수명, 소비전력 등 내구성과 효율성 측면에서도 우수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 LED를 상용화하면서 프리미엄 시장 구도를 흔든다는 계획이다.

8K 역시 프리미엄 시장 구도를 바꿀 제품이다. 샤프가 지난해 가장 먼저 8K TV를 상용화했지만 시장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IFA 2018 전시와 함께 8K TV 상용화를 선언했다. 세계 TV 시장 1위 삼성전자가 8K TV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 사장은 “삼성전자 QLED 8K TV는 어떤 콘텐츠가 들어오든 그것을 다 업스케일시켜서 어느 tv보다 좋은 화질을 만든다”면서 “삼성전자가 TV 업계 리더로서 8K TV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8K 올레드 TV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8K 올레드 TV

◇LG, 올레드 대중화 박차

LG전자는 현재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는 올레드 TV 대중화에 지속 집중할 계획이다. 8K TV와 마이크로 LED도 개발은 하지만 이 제품이 확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내년에 8K TV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올레드 TV에 집중했다. 8K 올레드 TV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지만 상용화하는 제품은 아니다. 올레드 TV는 액정표시장치(LCD)에 비해 8K를 구현하는 것이 한층 복잡하다. 화소 수가 4배로 늘어나는 만큼 화소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알고리즘도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8K TV는 초대형에서 더욱 돋보이는데, 초대형 올레드 패널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도 대중화를 위해 극복해야 할 점이다.

마이크로 LED도 IFA 전시장에서 선보이기는 했지만 역시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차세대 제품보다는 현재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올레드 TV 대중화에 집중한다. 55인치 올레드 TV 가격을 200만원대 초반까지 낮추면서 공세를 펴고 있다.

IFA에서는 인공지능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 적용을 확대해 사용성을 개선한 제품을 선보였다. 5월 미국에서 가장 먼저 적용한 구글 어시스턴트 서비스는 연말까지 독일, 영국, 프랑스, 스페인, 호주, 캐나다, 한국 등 모두 8개국에 적용한다. 지원 언어도 기존 영어뿐만 아니라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한국어 등 모두 5개로 늘어난다.

TCL이 IFA 2018에서 선보인 8K TV
TCL이 IFA 2018에서 선보인 8K TV

◇글로벌 TV 제조사, 8K 속속 가세

IFA 2018에 참가한 일본과 중국 등 글로벌 TV 제조사도 차세대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8K TV 상용화를 선언하면서 다른 회사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IFA에서는 샤프, 도시바, TCL, 하이얼, 창홍, 그룬디히, 베스텔 등이 8K TV를 전시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70인치 8K TV를 상용화한 샤프는 이번에 2세대 8K TV 라인업을 공개헀다. 60, 70, 80인치 3개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했고, 제품 성능도 업그레이드했다.

세계 TV 시장 3위인 TCL은 퀀텀닷 기술을 적용한 8K TV를 선보였고, 마이크로 LED 이전 단계인 미니 LED TV도 발표했다.

베스텔과 그룬디히 등 유럽 제조사도 8K TV를 전시하며 차세대 시장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번에 8K TV를 선보인 회사 중 일부는 내년에 8K TV 상용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TV 업계 관계자는 “하이센스가 내년 상반기에 98인치, 하반기에 85인치 8K TV를 출시할 예정이고, 소니도 내년 상반기에 75인치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8K TV를 상용화함에 따라 차세대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글로벌 제조사가 8K 시장에 서둘러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프가 IFA 2018에서 공개한 2세대 8K TV
샤프가 IFA 2018에서 공개한 2세대 8K TV
도시바가 공개한 8K TV
도시바가 공개한 8K TV

베를린(독일)=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