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재규어 E-페이스, 스포츠카를 닮은 콤팩트 SU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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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 재규어는 스포츠카와 럭셔리 세단으로 유명한 브랜드다. 2016년 등장한 F-PACE(페이스)는 80년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재규어 제품 다변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규어 E-페이스.
<재규어 E-페이스.>

E-페이스는 SUV라는 형태를 취하면서 재규어 철학인 아트 오브 퍼포먼스(Art of Performance)를 그대로 계승했다. 스포츠카 역동성과 높은 공간 활용성을 바탕으로 SUV 영역을 넘보는 재규어의 두 번째 야심작이다.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한 콤팩트(준중형) SUV E-페이스를 타고 서울 도심과 남양주 인근 국도 등 200㎞를 달려봤다.

외관은 한눈에 봐도 재규어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기존 재규어 모델의 여러 디자인 요소를 공유했다. 속도감이 느껴지는 차체 비율은 재규어 디자인팀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면 그릴에서부터 후면 스포일러로 이어지는 루프라인과 볼륨을 잔뜩 넣은 근육질 차체로 매끈한 디자인을 뽐낸다. 차체 크기는 전장 4395㎜, 전폭, 1984㎜, 전고 1638㎜, 축간거리 2681㎜로 일반적인 준중형 SUV와 비슷한 수준이다.

재규어 E-페이스.
<재규어 E-페이스.>

재규어 스포츠카 F-TYPE(타입)을 닮은 디자인 요소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재규어 브랜드를 상징하는 J자 형태 주간주행등과 독창적인 허니콤 메시 그릴 등은 재규어 디자인 DNA를 반영했다. 높은 시트 포지션에 LED 전조등을 조합해 야간 주행에도 시원스러운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실내는 재규어답게 완성도 높은 구성을 보여준다. F-타입과 같은 디자인을 채택한 스티어링 휠과 중앙 콘솔을 적용해 날렵한 스포츠카 느낌을 살렸다. 변속기를 비롯한 모든 버튼을 운전자 방향으로 설계한 점도 눈길을 끈다. 센터패시아에 자리한 10인치 터치스크린은 다양한 차량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재규어 E-페이스 실내.
<재규어 E-페이스 실내.>

내장재 마감 품질도 우수한 편이다. 시트는 5인승 구성으로 앞좌석은 큰 불편이 없지만, 뒷좌석 무릎 공간은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든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484ℓ로 캐리어나 유모차를 싣기에 충분하다.

시동을 걸면 우렁찬 엔진음이 운전자를 반긴다. 파워트레인은 이미 다양한 재규어 랜드로버 제품군에 탑재해 성능을 입증한 2.0ℓ 4기통 터보차저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을 얹었다. 미국 자동차전문지 워즈오토가 선정한 2018 10대 베스트 엔진이다. 여기에 9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최고출력은 249마력, 최대토크는 37.2㎏·m으로 공차 중량 1895㎏에 달하는 차체를 이끌기에 충분한 힘을 지녔다.

재규어 E-페이스.
<재규어 E-페이스.>

가속력을 좌우하는 최대토크는 엔진 회전수 1300~4500rpm까지 폭넓게 뿜어져 여유로운 주행을 즐길 수 있다. 고단화 정점에 있는 9단 변속기는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한다. 제원상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이 7초에 불과한 데 일상 주행 시 느껴지는 가속감은 이보다 늦은 느낌이다.

힘을 뒷받침하는 하체 성능도 인상적이다. 고속으로 가속하거나 코너를 빠르게 돌아나갈 때 지면과 밀착되는 듯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네 바퀴를 독립해 제어하는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차체를 잘 잡아줬다. 구동력을 도로 상황에 따라 고르게 배분하는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 덕분이다.

재규어 E-페이스 변속기.
<재규어 E-페이스 변속기.>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솔린 엔진임에도 정차 시 엔진음이 크게 느껴졌고, 중저속 주행에서는 19인치에 달하는 굳이어 타이어 노면 소음이 거슬렸다. 프리미엄 차량답게 소음·진동(NVH) 부문에 더 심혈을 기울였으면 한다. 고성능을 지향하는 차량이지만 스티어링 휠이 예상보다 너무 가볍게 움직이는 점도 의외였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ℓ당 9.0㎞이다. 복잡한 도심과 한적한 국도 200㎞ 시승 구간에서 계기판으로 확인한 실제 연비는 ℓ당 8㎞ 수준에 머물렀다. 훌륭한 수치는 아니지만, 가솔린 엔진과 차체 중량, AWD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재규어 E-페이스 웰컴 라이트.
<재규어 E-페이스 웰컴 라이트.>

SUV 특유의 실용성에 재규어가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를 잘 녹여낸 E-페이스 가격은 트림에 따라 5460만~6390만원(개별소비세 인하분 적용)이다. 모든 트림에 LED 전조등, 전동식 테일게이트,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 등을 기본 장착했고 구매 후 5년간 소모품을 교체해주는 서비스 플랜 패키지를 제공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