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불안한 주행거리·실내공간' 종식시킬 니로EV

서울 내부순환도로를 달리고 있는 니로EV.
서울 내부순환도로를 달리고 있는 니로EV.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늘 불안하다' '전기차는 실내공간이 작다'라는 논란을 잠재우기에 충분한 대중 전기차다. 나흘 동안 기아차 '니로EV'를 내차처럼 타 본 이후 내린 결론이다.

이 기간 동안 다섯명의 지인을 태웠다. 이들이 처음에 알고 있던 전기차에 대한 오해는 모두 비슷했다. 하지만 시승을 통해 해소됐다. 니로EV는 정숙성·가속성 등 전기차라면 모두가 가진 일반적 장점 이외 전비(전기차 연비)가 좋은 차, 국내 판매 중인 보급형 차량 중에서 실내가 가장 넓고 반자율주행 성능이 뛰어난 차로 평가하고 싶다. 기아차가 제때 생산만 해준다면 내년에 북미시장에서 판매량 1~2위 자리도 기대해볼만하다.

기간 동안 성인 남성 3명과 대전을 왕복했고, 또 다른 지인과는 주로 서울 시내를 달렸다. 총 439km를 주행했다. 보통 100원 전후 하는 전기 1㎾h로 달린 평균 주행거리는 6.7㎞, 기름차와 비교하면 10배가량 저렴한 셈이다. 니로EV의 공식 전비(도심 5.8km/kWh, 고속도로 4.9km/kWh, 복합 5.3km/kWh)보다 크게 높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니로EV 주행 모습.
니로EV 주행 모습.

시동을 켜고 주행을 시작했다. 엑셀러레이터를 밟자 전기차 고유의 가속력은 역시 탁월했다. 하지만 차체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차보다 조금 커서인지 GM '볼트(Bolt)'와 비교해 약간 못 미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얼마 전에 탔던 고가의 벤츠 가솔린 신차 모델과는 비교도 안 되는 건 사실이다. 조용한 실내는 말할 것도 없었다. 동반 시승했던 성인 남성 모두가 감탄했다. '기름차가 아니라, 기름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고 말해주니 '아이들이 좋아하겠다'라고 답을 하는 이도 있었다. 역시 타보지 않고서는 전기차의 진가를 알 수가 없는 대목이다.

니로EV를 타고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골고루 운행했다. 가장 궁금한 건 반자율주행 기능. '코나 일렉트릭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지가 가장 궁금했다. 역시 코나만큼이나 부드러웠다.

니로EV는 전방 충돌을 막거나 줄여주는 FCA, 정차·재출발 기능을 포함하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SCC)과 함께 작동하는 차로 유지보조(LFA) 그리고 운전자주의경고(DAW)기능을 기본 장착했다. 트림에 따라 △후측방 충돌경고(BCW) △하이빔 보조(HBA)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등도 적용된다. 이번에 시승한 트림은 모든 기능이 다 들어 있었다. 특히 LFA는 막히는 구간에서도 기능을 발휘했다. 스스로 서행하며 운전대를 이리저리 돌리기도 하고 차선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앞차와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 준다. 스마트폰을 수시로 보는 습관이 있어 이 기능이 더욱 반가웠다. 더욱이 볼트 등에 비해 속도를 줄이는 느낌이 부드럽기까지 해서 칭찬하고 싶다.

넉넉한 실내공간도 니로EV의 큰 장점이다. 니로EV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다. 휠베이스(앞·뒤바퀴 차축 간 거리)는 2700㎜다. 준중형 SUV인 '투싼', '스포티지'에 비해 30㎜나 더 길다. 5인 가족이 탑승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적재 공간은 451ℓ다. 최근에 니로EV를 구매한 지인에게 들었는데 뒷좌석을 접지 않고도 골프백 두개가 실린다고 한다.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통틀어서 골프백 두개가 실리는 전기차는 니로EV뿐이다.

음성휴게소에서 충전 중인 모습.
음성휴게소에서 충전 중인 모습.

이번 시승에서 전기차 충전은 10분 정도 한번 짧게 이용했다. 총 운행거리(439㎞)를 고려하면 굳이 충전할 필요가 없었지만, 동승자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집과 직장이 서울이라면 니로EV는 일주일에 한번 충전이면 충분하다. 아파트 등 가정에 충전기 없이도 외부 공용충전소를 이용하는 것만으로 탈 수 있는 차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